이중섭 '길 떠나는 가족'(1954)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1916~1956)은 여느 천재적 예술가와 다르지 않게 어릴 적부터 그림에 대한 재능도, 열정도 남달랐다. 오산학교 재학시절 들판의 소를 유심히 관찰하다 소도둑으로 몰렸다는 일화나, 6.25전쟁과 가난 때문에 가족과 생이별한 상황에서도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새겨 넣은 유명한 이야기들이 예술에 대한 그의 치열함과 열정을 증명한다. 훗날 적십자 병원에서 정신분열과 간염으로 쓸쓸히 생을 마감할 때까지 손에서 그림을 놓지 않았던 이중섭. 한평생 화가로서의 집념과 우직함을 가지고 그림과 싸워온 그의 삶을 다큐멘터리와 전시, 연극을 통해 다시 만나보자.

 

1. 다큐멘터리 <이중섭의 아내>

Two Homelands, One Love-Lee Jung-Seop's Wife│감독 사카이 아츠코│배우 야마모토 마사코, 야마모토 야스나리

2013년, 이중섭의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가 93세를 맞아 서울과 제주를 찾았다. 마사코는 1941년 당시 분카가쿠엔 대학 미술과 복도에서 붓을 씻다가 선배인 이중섭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지금의 북한땅인 원산에서 중섭과 혼례를 올렸다. 하지만 6.25전쟁과 생활고, 건강 악화 등이 겹쳐 두 아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1953년 도쿄에서 단 5일간의 해후를 끝으로 두 사람은 영영 이별한다. 마사코는 이제 휠체어를 탄 할머니가 되었지만,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난 남편 중섭의 발자취를 좇으며 그를 기린다. 다큐멘터리는 마사코의 여행을 따라가며, 두 사람이 주고받은 서신과 더불어 가족들의 나래이션을 통해 화가 이중섭의 삶을 재조명한다.

<이중섭의 아내> 예고편

 

2. 전시 <이중섭: 백년의 신화>

국립현대미술관 역사상 처음으로 이중섭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유화, 수채, 드로잉, 은지화, 엽서 등 총 200여 점을 이중섭이 살아온 ‘시공간’에 따라 4개로 나누었다. 6.25전쟁 당시 가족과 함께 내려갔던 부산과 제주도 피난시절을 첫 번째 전시실에, 이후 전쟁 직후 최고 절정기 작품을 남겼던 통영 시대, 가족을 그리워하며 수많은 편지와 가족 그림을 남긴 서울 시대, 마지막으로 경제적 궁핍과 절망 속에서 정신적인 고통에 휩싸였던 대구-왜관-서울(정릉) 시대의 작품들이 차례로 이어진다. 한편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이중섭미술관’에서도 그가 유가족에게 보내는 사진, 편지, 그림 등을 모아 전시하는 <내가 사랑하는 이름>이 2017년 1월 29일까지 열린다.

일시 2016.06.03~2016.10.03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1, 2층 전관
문의 02-522-3342
홈페이지 http://www.jungseob.com/

 

3. 연극 <길 떠나는 가족>

1991년 초연 당시 서울연극제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을 휩쓸며 찬사를 받았던 작품. 올해는 이중섭 탄생 100주년, 극단 연희단거리패 30주년을 기념할 뿐 아니라 올봄에 세상을 떠난 극작가 김의경 선생님을 추모하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은 이중섭 그림 '길 떠나는 가족'(1954)을 모티프로, 궁핍한 생활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은 화가의 정신세계를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았다. 소, 물고기, 아이, 새 같은 이중섭의 그림 소재들은 무대장치 대신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온전히 되살아나 감동을 전한다. 앞서 소개한 전시 <이중섭, 백년의 신화> 티켓 소지자는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간 2016.09.10~2016.09.25
주소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관람 만 8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문의 02-763-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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