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3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Her Morning Elegance(그녀의 우아한 아침)’(2009) 뮤직비디오로 유명한 이스라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겸 극작가 오렌 라비(Oren Lavie)가 2017년 3월과 5월에 걸쳐 두 장의 앨범을 연달아 발표하며 활발한 음악 활동을 예고했다. 하얀 침대를 배경으로 여주인공과 스토리에 필요한 소품들을 동원해 만든 스톱모션 뮤직비디오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또렷한 인상을 새긴 오렌 라비의 8년 만의 컴백이라 더욱 반갑다. 두 번째 정규 앨범 <Bedroom Crimes>(2017)의 타이틀곡 ‘Did You Really Say No’ 피처링과 뮤직비디오에는 무려 프랑스 가수 겸 배우, 톱모델인 바네사 파라디(Vanessa Paradis)가 참여했다. 반가운 얼굴들을 영상을 통해 확인하자.

Oren Lavie 'Did You Really Say No' (ft. Vanessa Paradis) MV

천재라는 수식은 최대한 아껴 마땅한 표현이지만 오렌 라비 같은 아티스트라면 아끼지 않고 사용하고 싶다. 앨범 전체의 작사, 작곡부터 뮤직비디오 출연, 감독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오렌 라비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음악 작업 외에도, 극작가, 연극 연출가, 무대 감독을 종횡무진 오가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뮤직비디오를 보다시피, 바네사 파라디의 강렬한 마스크와 우아한 움직임을 흑백 필름 안에 슬로모션으로 묵직하게 담아냈다. 샤넬의 영원한 뮤즈, 조니 뎁의 전 배우자로 더 익숙한 바네사 파라디의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는 우아하고 고혹적인 컨셉의 영상미와 더없이 어울린다.

Oren Lavie 'Sonata Sentimental #2 / Bedroom Crimes'

‘그녀의 우아한 아침’을 수록한 첫 정규 앨범 <The Opposite Side Of The Sea>(2007)에서 묻어났던 산뜻하고 통통 튀는 질감의 키보드와 실로폰 반주, 감미로운 보컬은 이번 앨범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침실 범죄(Bedroom Crimes)>라는 앨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공허하고 쓸쓸한 감성과 목소리가 적막한 피아노 사운드를 메울 뿐이다. 한층 정교하고 짙어진 오렌 라비의 음악적 색채를 기어코 음반을 통해 확인해볼 일이다.

Oren Lavie 'Her Morning Elegance' MV. 뮤직비디오는 같은 해 그래미어워드 ‘최우수 단편 뮤직비디오’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예술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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