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졌지만 가장 멀리 있고 싶은 정치 이야기.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할 줄 알았더니 세상 온갖 나쁘고 멍청한 짓은 그들이 한다. 게다가 선거 기간이 되면 뉴스를 보고 있는 건지 막장 드라마를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후보의 사생활이 폭로되거나, 갑자기 전쟁이 터질 것 같거나, 누가 누구의 편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현실 속 정치를 되돌아 보게 하는 대통령 선거를 다룬 영화들을 소개한다.

 

1. <프라이머리 컬러스>

Primary Colors❘1999❘감독 마이크 니콜스❘출연 존 트라볼타, 엠마 톰슨, 애드리언 레스터, 캐시 베이츠

명장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만든 <프라이머리 컬러스>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1992년 민주당 경선 캠페인을 소재로 1996년 출간된 <프라이머리 컬러스: 정치 소설>에 기반하고 있다. 익명으로 출간된 소설의 작가는 나중에 빌 클린턴 선거캠프를 취재한 칼럼니스트 조 클라인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었다. 정치적 지지와 개인적 흠모의 마음으로 믿었던 나의 대통령 후보가 거짓과 기만으로 뭉쳐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내 후보가 잘못된 걸 알면서도 ‘쉴드쳐야’ 하는 아이러니라니. 결국 영화는 우리에게 선거가 최선이나 차선은 당연히 아니고 최악도 아닌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일이라는 슬픈 현실을 드러낸다.

<프라이머리 컬러스> 예고편

ㅣ영화보기ㅣ옥수수Gomtv

 

2. <왝 더 독>

Wag The Dog❘1997❘감독 배리 레빈슨❘출연 더스틴 호프먼, 로버트 드 니로, 앤 헤이시

배리 레빈슨 감독의 <왝 더 독>은 유쾌하면서도 신랄한 블랙 코미디다. ‘왝 더 독(Wag The Dog)’은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게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뜻으로, 매스미디어의 이미지라는 꼬리에 휘둘리는 개 같은 정치판을 조롱하고 비판하는 영화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사고를 친다. 백악관을 방문한 소녀를 성추행한 것. 이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덮기 위해 백악관은 가짜 전쟁을 만들어낸다. 영화를 보면 미디어에서 우리가 보는 것들이 얼마나 엉터리가 많을지 의심스러워진다. <왝 더 독>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도 뉴스에 나오면 진실인 줄 아는 대중에 대한 조롱이자 제 기능을 못하는 미디어에 대한 조롱, 이익을 위해선 그깟 전쟁쯤 쉽게 일으키는 통 큰 권력자들에 대한 조롱이다.

<웩 더 독> 예고편

 

3. <킹메이커>

The Ides of March❘2011❘감독 조지 클루니❘출연 라이언 고슬링, 조지 클루니,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폴 지아매티

<킹메이커>는 연극 <파라거트 노스(Farragut North)>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와 그의 보좌관 마이어스(라이언 고슬링)의 관계 변화에 포커스를 맞춰 봐야 할 영화. 영화의 원제인 ‘The Ides of March’는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가 카이사르가 그의 부장(部長) 부루투스에게 암살당한 3월 15일을 의미한다. 카이사르나 로마 공화당에게 운명의 날이었던 그날을 제목으로 내세운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킹메이커> 또한 운명을 가르는 정치적 배팅이 이어진다. 조작, 비밀협상, 협박, 권력 남용 같은 정치의 모든 비열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신을 지키려는 권력을 둘러싼 사람들은 현대판 <왕좌의 게임>을 보는 듯 살벌하다.

<킹메이커> 예고편

ㅣ영화보기ㅣGomtvN스토어

 

4. <게임 체인지>

Game Change❘2012❘감독 제이 로치❘출연 애드 해리스, 줄리안 무어, 우디 해럴슨

<오스틴 파워>, <미트 페어런츠>, <보랏> 같은 코미디 영화에 능한 제이 로치 감독의 HBO 채널 TV 영화. 감독은 같은 해 대통령 선거를 주제로 한 막장 코미디 <더 캠페인>도 연출한 바 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2008년 미국 대선을 다룬다. 당시 존 메케인 진영은 버락 오바마를 이기기 위해 알래스카 주지사 출신의 뉴페이스 정치가이자 여성인 사라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 그 이후는 다들 잘 아는 사실. 영화는 ‘스펙 쩌는’ 인간들이 얼마나 멍청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보는 내내 ‘내가 해도 저것 보다는 낫겠다’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게임 체인지> 예고편

 

(메인이미지 출처- <킹메이커>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