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카페 HO2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오늘날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거나 만남을 위한 장소를 넘어 도서관이자 사무실, 스터디 공간, 미술관 같은 ‘제3의 사회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젊은이들에게 카페는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도피처’다. 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 <카페소사이어티(Café Society)> 전은 현대적 문화 향유 공간으로서의 카페를 미술관 안으로 끌어들여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한 카페의 모습을 들춰본다.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참여작가들의 작품은, 달콤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때로는 씁쓸하고 애잔한 일상을 살아내는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휴식을 전한다.

전시는 1950년대 최신 유행 패션을 뽐내며 차를 날라주던 ‘레지’가 있던 ‘다방’(Part 1)부터, 가장 최근의 ‘갤러리형 카페’(Part 5)까지 세월과 역사를 머금은 카페의 면면을 다양한 공간 속에 녹여내 보여준다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전시는 총 다섯 공간으로 구성된다. 1950년대 젊은 예술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전시하고 영감을 나눴던 공간으로서의 ‘낭만다방’, 마냥 행복하게만 보이는 청춘의 고민을 젊은 작가들의 시선으로 펼쳐낸 ‘스윗블라썸’, 차갑고 개인주의적인 현대인의 이면을 보여주는 ‘콜드브루’,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사는 청춘들의 힘겨운 감정을 투영한 ‘다크로스팅’, 서울시 대표 갤러리형 카페 서른다섯 곳을 소개하는 ‘카페소사이어티’까지, 테마별로 나뉜 공간에 다양한 사진과 회화, 조각 작품을 배치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왼쪽부터) ‘스윗블라썸’(Part 2), ‘콜드브루’(Part 3), ‘다크로스팅’(Part 4)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스노우캣, <Today’s paper cup>, 2007-2011(좌), Daniel de los Muros, <La sombra y el sombrero> 2014(우)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참여작가 28인
기슬기 / 김중현 / 다니엘 데 로스 무로스(Daniel de los Muros) / 도상봉 / 류성훈 / 림배지희 / 마츠에다 유키(Matsueada Yuki) / 박상희 / 박수근 / 박진희 / 변웅필 / 사이먼 워드(Simon Ward) / 솔채 / 스노우캣 / 알레산드라 제뉴알도(Alessandra Genualdo) / 야세르 가르시아 리톨레스(Yasser Garcia Rittoles) / 요이한 / 유영국 / 이경하 / 이중섭 / 이태강 / 이혜선 / 임준호 / 임직순 / 정은별 / 천경자 / 홍성준 / 황정미

 

본 전시에서는 웹툰 <스노우캣>을 연재한 만화가 권윤주가 여러 카페에서 마시고 남은 종이컵에 드로잉한 작품, 스페인 사진작가 다니엘 데 로스 무로스(Daniel de los Muros)가 반려견 부르마에게 사람 같은 역할을 부여해 촬영한 생동감 있는 사진들을 비롯한 젊은 작가들의 감각적인 작품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담뱃갑이나 초콜릿을 포장했던 은색 종이 위에 날카로운 못으로 그림을 그린 이중섭의 ‘은지화’나,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천경자의 <서사모아 아피아시 호텔에서> 같은 한국 근현대 걸작도 폭넓게 다룬다.

이중섭, <아이들과 비둘기>, 연도미상, 은지에 새김, 유채 10x15.5cm
홍성준, <Untitled(WHAT DO YOU LIKE)>, 2013(좌), 이경하, <푸른 휘장을 치는 사람>, 2011(우) (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카페소사이어티> 전을 다채롭게 즐기는 TIP

요이한, Night Mute s#1, 2015, digital print, 45x90cm

1. 전시장 한편에 마련한 ‘음악감상실’에는 월별로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을 준비했다. 5월 현재 ‘당신이 한 번도 안 들어봤을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으며, 6월에는 ‘눈으로 듣는 노래’가 재생될 예정이다.

2. 관람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든 공간 ‘The Deck’에서는 비정기적으로 부암동 내 카페 운영자 및 바리스타들의 강의와 음악감상실 참여 아티스트들의 공연, 큐레이터 토크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3. 서울미술관 관람객이 ‘부암동 카페소사이어티’에 가입된 카페에 방문하면 커피 음료를 할인받거나, 카페 방문객이 서울미술관을 방문하면 미술 전시를 할인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도 마련했다. 가정의 달 5월에는 부암동에 소재한 제비꽃 다방과 함께하는 ‘소소한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4. 본 전시는 일상의 단면을 물감의 퇴적과 손으로 그려간 오치균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오치균은 묻지 않고 다만 그린다> 전, 현모양처, 훌륭한 어머니가 아닌 예술가로서 신사임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임당, 그녀의 화원> 전과 함께 관람 가능하다.

류성훈, Walden, 2011, oil on canvas, 193x260cm
일시 2017. 4. 1(토) ~ 2017. 6. 18(일)
시간 11:00~19:00(전시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월요일 휴관
요금 성인 9,000원 / 대학생 7,000원 / 학생(초/중/고) 5,000원 / 어린이(3~7세) 3,000원
문의 02-395-0100
주소 서울 종로구 부암동 201번지
홈페이지 http://www.seoulmuseum.org/nr2/index.php

 

(사진 및 자료제공= 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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