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사람들은 영화의 이미지를 나라별로 분류한다. 예컨대 프랑스영화는 파스텔톤 색감과 낭만적인 분위기, 일본영화는 아기자기하고 만화적인 연출, 대만영화는 풋풋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기억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아랍영화'는 어떤 이미지일까? 먼저 아랍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 보자. 아랍은 아랍어로 말하는 아랍민족, 그리고 아랍민족의 문화를 공유하는 22개 국가를 일컫는다. 아랍국가는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다. 그러나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가 전부 아랍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아랍국가로 착각하는 곳 중 하나인 이란은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은 이슬람국가지만, 아랍국가는 아니다. 하지만 삐뚤어진 일부 무슬림 종교 단체에 의해 야기된 종교적 편견은 이슬람종교를 넘어 '아랍' 자체에 대한 섣부른 편견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6회째를 맞은 아랍영화제는 아랍영화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아랍사람들의 삶, 역사, 문화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자청한다. 영화제에서 엄선한 아랍영화들은 아랍을 테러와 종교분쟁의 지역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편견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아랍인들의 ‘삶’에 밀착한 내용을 보여준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동과 유머를 선사하는 아랍영화는 특유의 예술성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에겐 신선한 매력으로, 아직 편견을 벗지 못한 이에겐 반전 매력으로 다가올 아랍영화의 색다른 이미지를 이번 기회에 경험해보자. 몰랐던 만큼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아랍영화 이야기와 아랍영화제의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귀여운 선물 이벤트도 준비했으니 놓치지 말 것!
1. 기대를 모으는 ‘아랍식’ 유쾌함
올해 아랍영화제는 유쾌한 이미지를 전폭적으로 내세운다. 먼저 영화제 공식 포스터는 밝은 노란색 바탕에 보랏빛 선글라스를 착용한 귀여운 낙타 일러스트를 배치하여 아랍의 전통적 이미지를 한눈에 보여주면서도 밝고 젊은 에너지를 부각해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앗살라무 알라이쿰!(신의 평화가 당신에게 있기를!)’이라는 평화의 인사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어 아랍 지역의 분쟁과 갈등 상황이 종식되길 바라는 염원을 친숙하게 건넨다. 특히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는 톡톡 튀는 편집으로 아랍영화만의 독특한 영상미를 뽐낸다. 올해 상영할 작품의 장면들로 구성한 영상은 재치있는 반복, 분할을 통해 이미지를 리드미컬하게 펼쳐낸다. 참신한 즐거움을 선사할 아랍영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모으는 트레일러를 먼저 감상해보자.
2. 아랍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잘 몰랐던 아랍 지역에도 역시 훌륭한 감독과 배우는 있다. 아랍의 ‘켄 로치’라고도 불리는 아랍영화계의 거장, 유스리 나스랄라(Yousry Nasrallah) 감독이 올해 아랍영화제를 통해 처음 내한한다.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이집트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격변해온 이집트 역사를 작품 속에 녹여왔다. 한때 동료 감독 구명 운동으로 수감되기도 했던 사회파 감독으로서 영화를 통해 묵직한 시대정신을 들려주고 있다. 감각적인 영화로도 평가받는 감독의 작품들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이집트뿐 아니라 아랍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제6회 아랍영화제는 '아랍 필름 마스터' 섹션을 통해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의 작품 3편을 상영하고, 그의 작품세계에 관해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마스터 클래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랍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랍의 거장 감독에게 직접 들을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기회다.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 마스터 클래스
일시 6월 3일(토) 13:30 <냇물과 들판, 사랑스런 얼굴들> 상영 후
장소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1관
모더레이터 정한석(영화평론가)
아랍의 대표 배우 줄리아 카사르(Julia Kassar)가 참석하는 오픈 토크 프로그램도 주목하자. 올해 아랍영화제 개막작 <결혼 대소동>(2016)의 주연 배우인 그는 1985년 데뷔 후 영화, 연극, TV를 넘나들며 활동한 레바논 출신 배우다. 2016년 두바이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아랍의 대표 배우로 인정받았다. 외교적 갈등 관계인 레바논과 시리아의 두 가족이 자녀들의 결혼을 위해 만난 상견례 자리에서 겪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다룬 영화 <결혼 대소동>을 관람하고, 아랍에서 배우로 살아온 줄리아 카사르와의 만남을 통해 아랍영화의 세계를 한층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배우 줄리아 카사르 오픈 토크 프로그램
일시 6월 4일(일) 14:00 <결혼 대소동> 상영 후
장소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1관
모더레이터 이화정(<씨네21> 기자)
3. 아랍영화 속 반전 키워드, ‘SF’부터 ‘여성’까지
최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두바이국제영화제의 성장, 서구 영화시장과의 인력교류 등으로 매년 두드러지게 성장하고 있는 아랍영화는 작품성, 완성도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다. 올해 아랍영화제는 한층 더 풍성해진 12편의 작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특히 기존 아랍영화계에서 쉽게 예상할 수 없던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돋보인다. <컨저링>, <파라노말 액티비티>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베테랑 제작진과 아랍 감독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일으켰던 <세상의 끝>(2016)은 가히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아랍 SF 영화’다. 2015년 제4회 아랍영화제 개막작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알리 F. 무스타파 감독의 신작으로, 식수 오염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디스토피아 속 생존자들의 다툼을 통해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올해는 특히 아랍지역 여성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파격적인 작품들도 눈에 띈다. 기존의 소극적인 아랍 여성의 이미지와 차별화된 주체적인 아랍의 여성상을 제시한다. 앞서 소개한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중동지역 설화 <천일야화>의 여주인공인 ‘세헤라자데’를 현대적 캐릭터로 재해석한 작품 <세헤라자데, 내게 말해줘>(2009)로 사회참여적인 아랍 여성상을 제시한다. 상영작 <지붕 없는 집>(2016)은 아랍의 떠오르는 신예 여성 감독 솔린 유수프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엄마의 유언을 따르기 위해 떠난 세 남매의 기묘한 여정을 이라크의 끔찍한 분쟁 상황 속에 녹여낸다. 제40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34회 뮌헨국제영화제 독일신인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국제 무대에서 먼저 인정받은 이라크 출신의 여성 감독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4. 앗살라무 알라이쿰!
아랍영화제 X 인디포스트 독자 참여 이벤트
<인디포스트> 독자분들께 아랍영화제와 알라딘이 공동 제작한 ‘깜타 파우치’를 드립니다. <인디포스트>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에 제6회 아랍영화제를 소개해주고 싶은 친구를 태그하고, 아랍 인사말인 “#앗살라무알라이쿰”을 달아 주신 분 중 10명을 추첨하여 드립니다. 참신한 즐거움이 가득한 제6회 아랍영화제에 참석하고 귀여운 선물도 받아가세요!
응모 방법 페이스북 게시물에 친구 태그 + #앗살라무알라이쿰 댓글 달기
당첨 경품 제6회 아랍영화제 기념 굿즈 ‘깜타 파우치’ 1종
당첨 인원 10명
응모 기간 5월 17일(수)~5월 21일(일)
당첨 발표 5월 22일(월), 페이스북 메시지로 당첨자 개별 통보
수령 방법 영화제 기간 내 현장에서 <인디포스트> 당첨자 실명, 연락처 확인 후 수령
수령 기간 6월 1일(목)~6월 7일(수) (*이벤트 부스 운영 시간 참고)
수령 장소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내 이벤트 부스
*이벤트 부스 운영 시간: 6월1일(목) 10:00~15:00 / 6월2일(금)~6월7일(수) 10:00~20:30
TIP. 제6회 아랍영화제 관람 방법
제6회 아랍영화제는 모든 작품을 무료로 상영한다. 당일 상영작에 한해 각 상영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권 1인 2매를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사전 예매도 가능하다(5월 15일 12:00~5월 21일 24:00). 아트하우스 모모 홈페이지에서 예매 시 1,000원의 수수료가 있으며, 인터파크에서 예매 시 사이트 수수료가 추가로 부가된다. 부산 영화의 전당,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상영작은 현장 발권만 가능하다. 서울, 부산, 광주 상영관 별로 다른 시간표와 현장 발권 가능 시간은 아랍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아랍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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