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50만 년 전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났다. 이들은 가는 곳마다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이들이 건설한 도시에는 쓰레기가 넘쳐난다. 당연히 결과는 참혹하다. 런던의 유명 광고 에이전시 글루 아이소바(Glue Isobar) 출신의 실력파 일러스트레이터 스티브 컷츠(Steve Cutts)는 2012년 프리랜서로 독립하자마자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였다. 에드바드 그리그(Edvard Grieg)의 장중한 클래식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는 50만 년의 적나라한 가해의 역사를 3분 30초짜리 영상에 담았다. 영상은 유튜브에서 2천 6백만 조회 수를 넘어섰으며, ‘좋아요’는 39만 건에 이른다.

단편 애니메이션 <Man>

그의 애니메이션 화풍은 마치 1930~40년대의 코믹 카툰을 보는듯 하지만, 내용은 B급 슬래셔처럼 머뭇거림 없이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가난, 부패, 욕심, 모바일 의존성, 과소비, 마약과 같은 인간 사회의 부조리와 과잉을 냉소하며, 상징적으로 모바일폰에 노예가 된 현대인이 자주 등장한다.

유튜브에서 <MAN>을 본 인기 DJ 겸 영화음악감독 모비(Moby)는 자신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의뢰했다. 모비의 신곡 ‘Are You Lost in the World Like Me?’에 맞춰 모바일폰에 중독된 현대인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스티브 컷츠의 홈페이지에서 그의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트와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 'Are You Lost in the World Like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