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렌스>

'들어줄 수 없는 플로렌스'란 별명으로 클래식 팬들은 물론 괴짜 같은 이야기를 사랑하는 아티스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Florence Foster Jenkins)는 1864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음악을 매우 사랑했고 어마어마한 재력을 가졌던 플로렌스는 음악회며 가수들을 후원하는 데에 아낌이 없었는데, 문제는 자신 역시 훌륭한 가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것. 음악에 그토록 높은 식견을 가졌음에도 자기 노랫소리에는 너무나 관대하여, 자비를 들여 카네기홀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콘서트는 그녀의 악명을 듣고 몰린 관객들로 초유의 흥행 사태(!)를 빚었다. 이처럼 독특한 인물을 영화 제작자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다.

2016년 8월에 국내 개봉한 <플로렌스>에서는 메릴 스트립이 주연을 맡아 연기는 물론 노래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런데 메릴 스트립의 <맘마미아>를 본 적 있는 독자라면, 그가 과연 음치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메릴 스트립의 노래 실력은 직접 뮤지컬 영화를 소화할 만큼 수준급이며, 심지어 어릴 적엔 천부적 재능을 발견한 한 성악가에게 '스카우트'되어 본격적으로 성악을 배운 적도 있다. 본인이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 그만두었을 뿐, 계속했더라면 배우가 아닌 소프라노로 무대를 누볐을지도 모르는 일.

메릴 스트립의 음치 연기도 재미있지만, 남편이자 매니저로 부인의 꿈을 지원하는 동시에 세간의 비난으로부터 플로렌스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휴 그랜트도 반갑다. 엄청난 음치인 데서 충격, 모두가 플로렌스에게 아부하는 분위기에 또 한 번 충격을 받는 피아노 반주자로 분한 <빅뱅이론>의 사이몬 헬버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명배우들의 명연기 덕분에 국내 개봉에서 호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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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

이어서 소개하는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이하 <마가렛트 여사>)은 2015년 9월 프랑스에서 개봉하여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프랑스 최고의 화제작. 프랑스의 국민 배우 캐서린 프로트가 192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음치 성악가 ‘마가렛트 뒤몽 남작부인’으로 분했다. 짐작했겠지만 <마가렛트 여사> 역시 <플로렌스>와 마찬가지로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라는 카네기홀을 전석 매진시킨 플로렌스 젠킨스의 이야기에 모티프를 얻은 영화다. 단, <플로렌스>가 유쾌함과 용기에 집중한 반면 <마가렛트 여사>는 자신의 재력만 보고 거짓 찬사를 해대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비애와 외로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플로렌스 젠킨스는 어린 시절 결혼한 첫 번째 남편에게 매독이 옮아 이로 인해 평생 건강은 물론 두 번째 남편, 지인과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아픔을 겪었다. <마가렛트 여사>는 그가 노래에 매달리며 외로움을 잊고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불협화음 속에 유쾌하게 녹아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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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래를 못한다고 할 수는 있어도 내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플로렌스 젠킨스의 말이다. 꿈은 있지만 재능은 없어 당대에는 아부와 비난에 시달리고 후대에는 웃음거리가 되어 버린 젠킨스이지만 누구보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즐겼다는 사실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녀의 레코드를 들어보면 높은음을 '성공'했을 때 누구보다 스스로 기뻐하며 그 기쁨이 목소리에 다 묻어 있어 미소를 띠게 한다. 데이비드 보위가 즐겨 들으며 영감을 받았다는 플로렌스 젠킨스의 실제 노래를 들어보자.

프로렌스 젠킨스가 부른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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