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4월, 2년 만에 첫 정규앨범 〈23〉으로 컴백한 밴드 혁오가 수록곡 ‘Wanli万里’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아득하게 펼쳐진 광활한 사막 배경과 멤버들의 강렬한 올 레드 의상이 시선을 압도하고 나면 이내 거칠고 웅장한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가 휘몰아친다.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과 만리장성을 연상케 하는 노래 제목, 8언구로 맞춰 시처럼 만든 중국어 가사는 ‘대륙’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내몽골(중국) 고비 사막이 배경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실제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압도적인 영상미를 선사하는 뮤직비디오를 보자.

HYUKOH(혁오) ‘Wanli万里’ M/V

뮤직비디오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중국 5대 온라인 음악 플랫폼 중 하나인 ‘왕이윈(网易云)’ 뮤직과 SNS 사이트인 ‘웨이보’에서도 “인트로를 듣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500마리가 넘는 말들이 등장하는 부분이 CG가 아니라니 놀랍다” 같은 호평 섞인 댓글이 연일 빼곡히 올라온다.

‘웨이보’(좌)와 ‘왕이윈’ 뮤직(우)에 올라온 댓글 일부

‘왕이윈(网易云)’ 뮤직에 올라온 댓글 중에는 밴드 혁오에 대한 애정이 담긴 ‘센스 있는’ 코멘트도 종종 눈에 띈다. “베이스 오빠(임현제) 오혁 핑크 바지 빌려 입었나요”, “남자친구가 이 곡 별로래, 진심 헤어져야 하나”, “3분 28초쯤 네 명이 불경 구하러 떠나는 ‘서유기’ 속 한 장면 같다” 등 재밌는 반응들이 수두룩하다. “이 곡 무도 가요제에서 정형돈한테 ‘까인’ 곡이잖아”라는 댓글에는 “그 곡은 Die alone입니다.”라는 '친절한' 답변도 달렸다.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서도 댓글 행렬이 이어졌다. “첫 장면 중국(서부)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 “만리장성인 줄 알았는데 황토고원이었어”, “약간 베이징 록 밴드 느낌도 나는 것 같다”, “오혁이 중국어로 노래 부르는 거에 면역력 1도 없다”라는 ‘귀여운’ 댓글도 눈에 띈다.

 

한편 밴드 보컬인 오혁은 초중고를 중국에서 다녀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한다. 2012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돌아와 음악 활동을 시작한 후에도 각각 상하이, 베이징 스트로베리뮤직페스티벌과 홍콩 클락켄플랍뮤직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펼치며 활발한 중국 활동을 이어왔다. 2016년 여름 상하이에서 개최한 첫 단독 콘서트 티켓은 1분 만에 매진되며 밴드 혁오의 중국 내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2016 베이징 ‘Strawberry Music Festival’에서 ‘Panda Bear’를 부르는 모습. 공연 전 오혁은 “고등학생 때 스트로베리뮤직페스티벌에 관객으로 왔었는데 오늘은 우리의 공연을 들려주러 왔다”며 설레는 소감을 전했다
혁오의 데뷔 EP 속 타이틀곡이자, 오늘날의 혁오를 있게 한 곡 ‘위잉위잉’으로 2016 베이징 ‘Strawberry Music Festival’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실 줄 몰랐다. 이 노래를 안다면 다 함께 불러주길 바란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16 상하이 단독 콘서트에서 덩리쥔의 ‘월량대표아적심’을 부르는 영상. 오혁은 2015년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첨밀밀’과 ‘월량대표아적심’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들려주며 평소 중국 노래를 즐겨 부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하이 콘서트에서 부른 ‘소녀’. 한국어로 된 가사를 팬들이 다 함께 떼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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