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공드리의 환상적인 영상과 찰리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합친 영화라고 하면 이들의 최근작 <로스트 안 파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될까? 부부 감독이자 배우인 도미니크 아벨과 피오나 고든. 항상 공동 연출과 공동 주연을 고집하는 이들 영화의 주제는 일관적이다. 자신들의 이름을 그대로 딴 주인공 ‘돔’과 ‘피오나’가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사랑을 이루어내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의 영화에선 대사보단 춤과 표정, 눈빛 등 ‘몸의 언어’가 훨씬 더 중요하다. 무용극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이들의 몸짓을 보고 있자면, 적어도 슬픔과 기쁨을 표현하는 데는 말보다 몸이 진솔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돔과 피오나 스스로 ‘퓨어 피지컬 코미디’라 명명한 그들의 영화 세계를 살펴보자.

 

<로스트 인 파리>

Paris pieds nus ㅣ 2016 ㅣ 감독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l 출연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엠마누엘 리바, 피에르 리샤르, 필리페 마르츠

도미니크 아벨과 피오나 고든이 1980년대 파리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자전적 이야기를 동화처럼 엮은 영화다. 영화는 캐나다에 사는 ‘피오나’가 어느 날 늙은 숙모 ‘마르타’(엠마누엘 리바)의 S.O.S 편지를 받고 빨간 배낭 하나만 메고 무작정 파리로 떠나며 시작된다. 그러나 숙모를 찾기는커녕 거리에서 사는 ‘돔’이란 남자만 자꾸 눈에 보인다.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 전에 ‘피오나’는 전직 무용수였던 늙은 숙모도 찾아야 하고 파리 구경도 해야 한다. 실제로 피오나 고든은 호주에서 태어난 캐나다인이고 도미니크 아벨은 벨기에인이다. 어쩌면 평생 옷깃조차 스칠 리 없었던 이들이 영화처럼 파리에서 만나서 진짜 영화를 만들며 평생을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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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La fee ㅣ 2011 ㅣ 감독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l 출연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필리페 마르츠

꿈과 동화 같은 장면으로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이들이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남루한 상황에 처한 괴짜들이다. ‘요정’이란 제목을 가진 이 영화의 주인공들도 어김없다. 프랑스 항구 도시 ‘르 아브르’의 작은 호텔에서 야간 당직으로 일하고 있는 ‘돔’ 앞에 누추하고 수상한 맨발의 여자 ‘피오나’가 나타난다. 피오나는 요정이다. 보통의 요정들과는 달리 예쁘지도, 반짝이지도 않지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진짜 요정이다. 그러나 세상은 어딘가 다른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피오나는 돔과 사랑에 빠지자마자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당하고, 돔은 그녀를 구출해오기 위한 작전을 세운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소동이 사랑스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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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바>

Rumba ㅣ 2008 ㅣ 감독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브루노 로미 l 출연 도미니크 아벨, 피오나 고든, 필리페 마르츠

‘돔과 피오나’를 본격적으로 세계 영화계에 알린 작품이다. 소박한 삶을 사는 부부 ‘돔’과 ‘피오나’는 열심히 룸바 댄스를 연습해서 지역 대회에 나가는 걸 낙으로 삼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살하려고 길 한가운데 선 사람을 피하다가 도리어 그들이 차 사고로 크게 다치게 된다. 기억을 잃은 돔과 한쪽 다리를 잃은 피오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집도, 직장도, 서로도 모두 잃어버릴 처지에 놓인다. 그럼에도 그들은 울기보단 웃고, 주저앉기보단 사랑하며 결국 다시 춤을 추게 된다. 삶이 가혹해서 두렵고 싫은 마음이 들 때, 이들의 말하는 ‘몸의 언어’를 가만히 지켜보자. 무작정 낙관하는 태도도 때론 필요하다며, 무작정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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