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이하 <가오갤 2>)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피니티 스톤 이야기와 캐릭터를 익혔다면, 이제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을 들여다볼 차례다. 앞서 2014년 개봉한 <가오갤> 1편이 유달리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가오갤 2>는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저력을 발휘했다. 전편보다 더 강력해진 ‘가오갤’의 매력 포인트는 액션, 스토리, 캐릭터, 사운드트랙, 유머다. 이번에도 죄다 ‘끝내준다’는 얘기다.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스타로드가 가지고 다니는 워크맨을 앰프에 연결하려는 베이비 그루트. 저 장면이 어떤 상황인지 알고 보면 정말 웃을 수밖에 없다

<가오갤> 1편에서 스타로드의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자신이 즐겨 듣던 음악을 담은 카세트 테이프 ‘끝내주는 음악 모음집(Awesome Mix) VOL. 1’을 주었고, 죽기 직전 ‘끝내주는 음악 모음집 VOL. 2’를 유품으로 남겼다. 이후 우주에서 자란 스타로드는 어머니의 추억과 손길이 깃든 테이프와 워크맨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며, 적과 싸울 때나 홀로 휴식을 취할 때나 음악을 듣는다. 그렇기에 스타로드에게 워크맨은 어쩌다 누가 가져가기라도 하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되찾아올 만큼 중요한 물건이다.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음악들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사운드트랙이기도 하다.

Marvin Gaye & Tammi Terrell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가오갤> OST 중 12번째 트랙. 1967년에 발매한 마빈 게이와 태미 테렐의 듀엣곡은 이미 명곡이지만, 영화에서 후속작을 암시하는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Vol. 2’의 첫 곡으로 흘러나오며 다시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가오갤> 사운드트랙은 말 그대로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이라고 해도 좋다. 1960~1980년대를 풍미한 올드팝으로 구성한 사운드트랙은 영화 스토리와 장면에 꼭 어우러질 뿐 아니라, 곡 자체만으로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가오갤> OST 앨범은 발매 당시 그래미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됐고, 미국 빌보드200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오리지널 곡으로 구성한 영화 OST 앨범으로서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가오갤 2>는 음반에 흔히 쓰는 ‘VOL. 2’를 제목에 붙이며 영화 속 음악의 중요성을 한층 강조한다. 그렇게 개봉과 함께 공개된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 VOL. 2’의 노래 목록은 역시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극 중 긴박한 격투 장면에서 흐르는 느긋한 로큰롤이나, 스타로드가 지구상 최고의 가수가 부른 팝이라 소개하며 부르는 노래는 우주의 장면들과 아이러니하게도 잘 어울려 웃음이 난다. 특히 음악 팬에게도 무척 반가울 노래들은 화려한 액션과 함께 감상하면 훨씬 더 좋다.

Looking Glass ‘Brandy (You're a Fine Girl)’. <가오갤 2> OST 수록곡으로 영화 초반을 포함해 수차례 나오는 중요한 곡이다. 노래 가사가 영화 내용과 밀접하게 연결되기도 한다

 

업그레이드된 B+급 유머

일찍이 마블 스튜디오가 팬들을 사로잡은 비결에는 마블식 유머가 있었다. 비슷한 ‘미국식 유머’는 국내 관객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지만, 미국에서 건너온 마블식 유머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오갤 2>에서는 유머가 특히 빛을 발하는데, 예컨대 티저 예고편에 나온 것처럼 드랙스가 스타로드에게 진지한 말투로 “한심한 여자를 찾아봐, 너처럼”이라고 놀리면서 관객들의 실소를 터트리는 식이다. 물론 이것보다 더 큰 웃음 포인트가 곳곳에 숨어있다. 게다가 마블 영화에 빠질 수 없는 마블 코믹스 명예회장 ‘스탠 리’의 등장은 더 기발해졌다.

티저 예고편

 

더욱 맛깔스런 쿠키 영상

앞서 마블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어벤져스에 합류할 것을 예고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촬영현장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마블 영화를 기대하는 수많은 이유 중에 흥미진진한 엔딩크레딧 쿠키영상이 있다. 쿠키영상은 후속작에 관한 힌트나 다른 마블 시리즈 작품을 예고하는 역할이다. <가오갤 2>에는 무려 5개의 쿠키영상이 준비되어 있는데, 앞으로 더욱 확장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암시하며 그 자체로도 재미를 전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추후 개봉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가오갤 2> 후속작에 관해 즐거운 추측을 쏟아내며 벌써 다음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

캐릭터에 중점을 둔 <가오갤 2>에서는 조연 캐릭터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중 미리 알아 두면 좋을 캐릭터가 ‘욘두’(마이클 루커)와 ‘네뷸라’(카렌 길런)다. 파란 피부와 머리에 달린 빨간 장치로 독보적인 인상을 풍기는 욘두는 스타로드를 은하계로 납치하여 키운 우주 해적단의 우두머리다. 악당이라기엔 묘하게 정감 가는 욘두의 존재감을 주목해보자. 또 우주 최강 빌런 ‘타노스’의 양녀이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멤버 가모라의 이복동생인 네뷸라도 꼭 기억해두자. 가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또 다른 멤버라 해도 좋은 조연 캐릭터들은 저마다 톡톡 튀는 매력으로 영화를 더 다채롭게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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