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열린 첫 한국 특별전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얼굴을 비친 세계적인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샤펠(David Lachapelle)이 5년 만에 더욱 과감하고 풍성해진 작품으로 돌아왔다. 오는 5월 28일까지 아라모던아트뮤지엄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라샤펠 展: INSCAPE OF BEAUTY>는 5년 전 내한 당시 국내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작품 30점을 비롯한 총 180여 점을 선보인다. 미술 역사부터 스트리트 문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에서 영감을 받아온 데이비드 라샤펠의 다채로운 색감과 관능, 판타지로 가득 찬 과감하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또렷이 확인해볼 기회다.

(좌) My Own Marilyn; New York, 2002 (우) Lil Kim Blow Up Doll, 2000 © David LaChapelle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미 앤디 워홀의 눈에 띄어 <Interview Magazine>의 포토그래퍼로 활동을 시작한 데이비드 라샤펠은 줄곧 자기만의 독창적이고 과감한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잡지에 실릴 목적으로 찍은 사진들은 대부분 현실도피적이거나 과대망상적인 구도를 차용해 씁쓸한 유머를 담아낸다. 한껏 과장된 이미지는 얼핏 실사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CG나 포토샵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모든 세트를 직접 제작해 촬영했다. 잡지 <Interview Magazine>의 포토그래퍼로 근무하면서 마돈나, 데이비드 베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힐러리 클린턴 같은 유수의 유명인사를 촬영한 작품들을 전시장 1층에서 골고루 만나볼 수 있다.

(좌) Paris Hilton HiBitch, Bye Bitch; Los Angeles, 2004 (우) Elton John Never, Enough, Never Enough; New York, 1997 © David LaChapelle

패션 화보 작업을 중단한 후, 라샤펠은 놀이공원, 공장지대 같은 미니어처 세트를 촬영한 ‘랜드 스케이프(Land Scape)’ 시리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디지털 조작이나 편집 효과 없이 버려진 캔, 빨대, 컵 같은 다양한 재활용품이나 화학소재 제품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에메랄드 시티(Land Scape: Emerald City)’의 실제 세트를 미국 스튜디오에서 공수해 선보이니 실물 ‘랜드 스케이프’를 ‘영접’할 기회를 놓치지 말 것.

(상) Land Scape Green Fields; Los Angeles, 2013 Refinery (하) Land Scape Kings Dominion; Los Angeles, 2013 Refinery © David LaChapelle

“이번 전시는 온전히 데이비드 라샤펠의 작품관에 입각한다. 라샤펠은 인간의 탐욕, 욕심, 과대망상적 소비 그리고 인류가 짊어져야 할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추함을 아름답게 그리려고 노력한다. 인류와 인간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바라봐야 할 아름다움의 본질 아닐까.” – <데이비드 라샤펠 특별전> 총감독 최요한

이밖에도 마이클 잭슨,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셀럽들의 뮤직비디오 메이킹 영상을 전시한 M2관, 인간의 탐욕, 과대망상적인 소비와 끊임없는 욕망을 다룬 작품들로 구성된 M3관, 마지막으로 하와이 정글 속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영감을 받으며 촬영한 작품 ‘델루지(Deluge)’를 확인할 수 있는 M4관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데이비드 라샤펠이 상업적인 사진 작업에서 초기 순수 예술 사진으로 회귀한 작품 ‘델루지’는 가로 7m라는 거대한 사이즈로 관람객을 압도할 예정이다.

(좌) Springtime; Los Angeles, CA, 2008-2011 Earth Laughs in (우) Late Summer; Los Angeles, CA, 2008-2011 Earth Laughs in © David LaChapelle

이번 전시는 데이비드 라샤펠의 1980년대 초기작부터 1990년-2000년대 초반까지의 패션, 광고사진 그리고 현재의 순수예술작품까지 전반적인 작품 생애를 담은 방대한 규모의 전시기 때문에 의미가 특별하다. 지난해 11월 19일 개막부터 관람객들에게 기괴하면서도 멋진 체험을 선사해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5월 28일까지 전시 기간을 연장했다.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탄 아슬아슬한 부분도 있지만, 인간의 탐욕, 욕심, 중독 같은 외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가장 직관적이고 도발적인 고찰을 기어코 해낸 모습을 확인해볼 일이다.

Aristocracy Three; Los Angeles, CA, April 2014 Aristocracy © David LaChapelle
일시 2016. 11. 19 - 2017. 05. 28
시간 평일 11:00~20:00, 주말 10:00~20:00
요금 성인 12,000원 / 청소년, 어린이 8,000원
문의 02-732-1177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 9길 26
홈페이지 http://aramuseum.org/home/

 

(메인, 본문 상위 이미지 제공= 아라모던아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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