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이하 <가오갤 2>)를 스크린에서나 온라인에서나 아직 보지 못한 이유가 있다면, 바로 마블 영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언맨, 토르, 헐크 같은 히어로 영화를 본 적이 없더라도, 몇 가지 포인트만 알아 두면 ‘우주의 수호자들’만큼은 수월하게 볼 수 있다. 지난 해 개봉하여 273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한 <가오갤 2> 감상을 위해, 알고 보면 더 쉽고 재밌는 ‘가오갤’ 포인트를 풀어보았다.

* 전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게 다 ‘인피니티 스톤’ 때문이다

인피니티 스톤은 강력한 힘을 가진 6개의 스톤을 가리키는 것으로, 마블 영화 시리즈를 관통하는 소재다.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은 각각 다른 초능력을 지녔고, 이것을 차지한 자는 고스란히 스톤의 힘을 빌릴 수 있다. 결국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뿐 아니라 다른 마블 영화의 히어로들도 인피니티 스톤이 악당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싸움에 싸움을 거듭한다. 마블 히어로 영화의 주요 사건은 전부 이 인피니티 스톤 때문에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틸컷. 타노스라는 우주 최강 악당이 여섯 가지 색깔의 인피니티 스톤이 붙어있는 장갑을 끼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소재인 인피니티 스톤은 마블 시리즈 영화에 순차적으로 등장해왔다. 현재까지 <가오갤>(2014)을 포함해 <어벤져스>(2012), <토르: 다크 월드>(2013),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닥터 스트레인지>(2016)에 하나씩 등장했고, 나머지 1개의 행방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2018년에 개봉할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본격적으로 인피니티 스톤 전쟁을 예고하며 일찌감치 마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가오갤>에서 다루는 인피니티 스톤 이야기는 다른 마블 영화를 본 적 없더라도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우주’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기본적으로 지구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다른 마블 히어로와는 독립적인 스토리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그런 우주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을 지구의 어벤져스 팀과 최초로 연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가오갤> 스틸컷. 오브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스타로드

<가오갤>은 주인공 ‘스타로드’가 우주에 흩어진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오브’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브를 탐내는 악당들로부터 쫓기게 된 스타로드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자신을 쫓아 오는 다른 멤버들을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함께 악당을 물리치면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팀이 된다. 결국 ‘인피니티 스톤’이라는 마법의 돌 때문에 모이게 된 다섯 명의 멤버는 은하계를 지키는 ‘B급’ 히어로로 거듭난다.

 

알고 보면 친근한, 우주 히어로들

<가오갤> 스틸컷.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

<가오갤 2>는 각 캐릭터에 중점을 두면서, 전작과 달리 인피니티 스톤에 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전작을 보지 않은 사람도 전작 내용과 상관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각 캐릭터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만 알아 둔다면 <가오갤 2>의 진가를 더욱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전편에서 그저 좀도둑 정도로 무시당하곤 했던 ‘스타로드’가 메인 히어로다. 지구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피터 제이슨 퀼. 엄마가 죽은 직후, 9살인 피터는 우주 해적단에 의해 납치되어 우주인들의 손에 자랐다. 그렇게 우주를 떠도는 무법자이자, 이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리더가 된 스타로드는 초자연적인 능력은 없지만, 특유의 센스와 발랄한 꾀로 적들을 물리친다.(<가오갤>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발휘한 그의 비장의 무기를 확인해보자) <가오갤 2>에서는 베일에 싸여 있던 스타로드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새로운 영웅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동안 <쥬라기 월드>(2015), <매그니피센트7>(2016), <패신저스>(2016) 같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여 유쾌한 표정과 개성 강한 연기로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크리스 프랫이 유머러스하고 엉뚱한 스타로드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가모라(조 샐다나)

지구에 블랙 위도우가 있다면, 우주엔 ‘가모라’가 있다. 가모라는 우주 최강 악당으로 꼽히는 타노스의 양녀로, 자신을 살인병기로 기른 타노스에 복수하기 위해 원래 무리를 배신하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멤버가 됐다. 이성적이고 정상적(?)인 성격으로, 다소 엉뚱하고 즉흥적인 멤버들을 차분히 인도하는 역할이다. 녹색 피부를 가진 우주인 모습이 썩 잘 어울리는데, <아바타>(2009)에서 여주인공 ‘네이티리’ 역을 소화한 배우 조 샐다나가 가모라로 완벽히 분했다.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가오갤> 스틸컷

거대한 몸집에 온몸에 새겨진 문신만으로 험악한 인상을 풍기는 ‘드랙스’는 외모 만큼이나 엄청난 힘을 자랑하지만, 알고 보면 은근한 허당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 가족을 잃은 슬픔과 복수심에 늘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이지만,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탓에 종종 사고를 치고 만다. 미국의 프로레슬링,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이자, 영화 <라이징 썬>(2011), <리딕>(2013) 등에서 자신의 장기인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배우 데이브 바티스타가 더욱 업그레이드된 파워와 유머를 선보인다.

 

로켓(브래들리 쿠퍼)

동물에 대한 불법 유전자 실험의 산물로, 사람을 뛰어넘는 천재적 지능을 가진 너구리다. 정작 자신을 너구리라고 부르길 거부하며, 욱하는 성질과 험한 말을 일삼는 다혈질 성격의 소유자다. 어깨 위에 올라탄 휴머노이드 식물 ‘그루트’와 함께 현상금 사냥꾼으로 전전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의 멤버가 됐다. <아메리칸 허슬>(2014), <아메리칸 스나이퍼>(2015)를 통해 3년 연속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라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브래들리 쿠퍼가 매력적인 로켓 목소리를 연기했다.

 

베이비 그루트(빈 디젤)

<가오갤>의 그루트와 <가오갤 2>의 베이비 그루트

로켓의 파트너이자, 휴머노이드 나무인 그루트는 나뭇가지 팔 다리를 자유자재로 늘리고, 몸이 잘리거나 불에 타도 끄떡없는 재생능력을 지녔다. 전편에서 온몸을 희생하는 활약으로 다시 처음부터 자라게 된 ‘베이비 그루트’는 <가오갤 2>에서 깜찍한 모습을 드러내며 일찌감치 관객들의 애정을 독차지했다. 특히 그루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 ”I’m Groot!(아임 그루트!)”는 <가오갤>의 명대사로 등극, 깨알 같은 재미를 전하였다. 전편에서 묵직한 그루트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빈 디젤이 놀랍게도 귀여운 아기 그루트 목소리까지 맡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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