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 음악과 다양한 볼거리, 완성도 높은 스토리까지. 국내 극장가에서 음악 영화의 인기는 날로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화제인 음악 장르, '힙합'에 관한 이야기는 어째서인지 쉽게 만나보기 힘들다. 전설적인 힙합 영화 <8마일>이 지난 해 5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하여 30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해 실제 힙합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어둡고, 거칠고,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힙합만을 꿈꿔온 이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세 편의 영화로 만나보자.

 

<8마일>

8 Mile│2002│감독 커티스 핸슨│출연 에미넴, 킴 베이싱어, 브리트미 머피, 안소니 마키

2002년 당시 힙합을 소재로 평단과 관객을 동시에 사로잡은 영화 <8마일>은 미국의 래퍼 에미넴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디트로이트 빈민가에 사는 주인공 '지미'(에미넴)는 컨테이너에서 알코올중독에 걸린 엄마,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여동생과 함께 근근이 살아간다. 그는 생계를 위해 낮에는 폐차 공장에서 일하지만, 힙합을 암울한 생활의 탈출구로 삼아 밤마다 디트로이트 힙합 클럽에서 열리는 랩 배틀에 참가한다. <8마일>은 에미넴이 최고의 래퍼로 발돋움하기 전에 빈민가에 살며 겪었던 고난과 좌절, 도전과 희망을 담아내며 "시대를 초월한 전율"(<Time>), "영화사에 남을 영화"(<Rolling Stone>)라는 평을 얻었다. 당시 첫 연기를 위해 11Kg을 감량했을 만큼 작품에 열의를 보인 에미넴의 실감 나는 연기와 더불어 출연진들의 눈을 뗄 수 없는 랩 배틀 신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Lose Yourself'는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힙합 음악 최초로 주제가상을 받았고 오늘날에도 가장 유명한 힙합 노래로 손꼽힌다. <8마일>은 5월 7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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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인>

Get Rich Or Die Tryin'│2005│감독 짐 쉐리단│출연 50 센트, 아데웰 아킨노오예 아바제, 조이 브라이언트, 테렌스 하워드

갱스터에서 래퍼로 변신한 50 센트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영화. 슬럼가에 사는 다른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50 센트의 유년 시절도 기구했다. 그는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생계를 위해 12살 때부터 마약 밀매에 손을 댔다. <겟 리치 오어 다이 트라인>은 래퍼를 꿈꾸던 어린 흑인 소년이 어쩔 수 없이 뉴욕의 범죄단에 들어가 마약을 거래하며 폭력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다 마침내 꿈꾸던 유명한 래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았다. 실제로 50 센트는 그를 살해하려는 암살범에게 총알 9발을 맞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일화로 유명하며, 어린 시절 마약거래와 암울했던 기억을 토대로 수많은 곡을 만들었다. 영화 제목은 에미넴이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닥터 드레와 제작한 50 센트의 첫 앨범 <Get Rich Or Die Tryin'>(2003)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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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Straight Outta Compton│2015│감독 F. 게리 그레이│출연 오셔 잭슨 주니어, 코리 호킨스, 제이슨 밋첼, 닐 브라운 주니어, 알디스 호지, 말론 예이츠 주니어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은 힙합 영화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기록한 작품으로 닥터 드레, 이지 E, 아이스 큐브, MC렌, DJ 옐라 같은 뮤지션들이 결성한 악명 높은 힙합 그룹 N.W.A의 흥망성쇠를 따라간다. 행동하는 흑인들(Niggaz Wit Attitudes)이라는 뜻을 가진 N.W.A는 1980년대 LA 캠프턴에서 갱스터 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이끌었던 힙합 그룹. 영화는 이들이 흑인 빈곤문제와 인종차별, 억압과 검문에 맞서 힙합이란 예술로 세상에 반기를 드는 모습과 4년 뒤 팀의 리더였던 이지-E가 에이즈로 사망할 때까지의 과정을 빠른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담아냈다. 아이스 큐브와 닥터 드레가 제작에 참여했고, 아이스 큐브 역할에는 그의 실제 아들인 오셔 잭슨 주니어가 출연했다. 영화는 제25회 MTV 영화제에서 트루 스토리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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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리얼한 힙합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너희가 랩을 아느냐>

SOMETHING FROM NOTHING: THE ART OF RAP│2012│감독 아이스-티, 앤디 바이부트│출연 에미넴, 모스 데프, 스눕 독

 <너희가 랩을 아느냐>는 전설의 랩 뮤직, 힙합 소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음악 다큐멘터리이자동쪽 뉴욕에서 시작해 디트로이트를 거쳐 LA로 향하는 일종의 로드무비이다. 감독이자 래퍼인 아이스-티는 에미넴, 닥터 드레, 카니예 웨스트, 스눕 독, 런 DMC, 아이스큐브, 더그 E 프레시, 빅 대디 케인, 큐 팁 등 음악계의 거물급 가수 47명을 직접 만나 힙합에 관한 이들의 생각을 들려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랩 고수들의 랩스킬과 이들의 입을 통해 터져 나오는 화려한 음악들, 힙합을 예술로 승화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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