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라폰(Vibraphone)의 거장 게리 버튼(Gary Burton)은 재즈 아티스트 교육의 산실 버클리음대에서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제자를 등용시켰다. 그가 강의하는 ‘Jazz Improvisation’은 재즈를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꼭 수강해야 하는 명강의로 꼽힌다. 그 유명한 팻 메스니(Pat Metheny)도 제자 중 한 명이다.

게리 버튼은 1981년, 자신에게 개인레슨을 요청했던 일본 유학생 마코토 오조네(Makoto Ozone)라는 피아니스트의 재능에 매료되어 그를 ‘게리 버튼 쿼텟(Gary Burton Quartet)’ 멤버로 초빙하기에 이른다. 이후 1984년 발표한 명반 <Real Life Hit> 작업에 참여시켰고, 고작 24살인 마코토 오조네를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 콘서트에 데뷔시켰다.

게리 버튼의 소개로 피아노 솔로를 선보이는 마코토 오조네

평소 게리 버튼은 수많은 재즈 아티스트와 협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Chick Corea)와는 40여 년간 협력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는 그중에서도 마코토 오조네가 가장 중요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특히 기존의 재즈 아티스트와는 다른 마코토 오조네의 코드 체인지와 빠른 아르페지오(Arpeggio, 화음의 각 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주법)에 끌렸다. 4개의 스틱을 사용하는 게리 버튼 특유의 주법과 마코토 오조네의 빠른 아르페지오가 만난 연주는 시너지를 발휘했다. 1984년 두 사람의 라이브 실황을 들어보자.

두 사람의 듀오 공연 'Yellow Fever'(1988) 

둘의 협력은 2004년 듀엣 앨범 <Face to Face>을 내면서 절정을 이룬다. 4개의 스틱과 다섯 손가락이 건반을 두드려 울리는 음악, 리드섹션과 리듬섹션을 번갈아 진행하는 인터플레이가 절묘하다. 앨범 중 래그타임(Ragtime) 장르를 멋지게 편곡한 ‘Opus Half’를 들어 보자.

<Face to Face>에 수록한 'Opus Half'

마코토 오조네는 게리 버튼과의 협연을 통해 국제무대에 널리 이름을 알리며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또한 일본 여배우 칸노 미스즈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마코토 오조네는 현재 게리 버튼처럼 일본 국립음악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메인이미지= ⓒ http://jazztoky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