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과 살찐 구름이 새삼 반가운 9월, ‘가을’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어딘가 밋밋하다면, 살포시 ‘프랑스’를 같이 떠올려 보라. 반짝이는 에펠탑과 붉은 와인, 감미로운 샹송 같은 낭만적 요소들이 따라붙을 터. 그리고 가을과 프랑스 무드를 맘껏 느낄 수 있는 프랑스 영화들이 있다. 짧디짧은 가을, 극장에 채워질 프랑스 특유의 무드로 9월의 낭만을 누려보자.

 

가을의 문턱에서 들리는 달콤한 샹송 <미라클 벨리에>

La Famille Belier, The Belier Familyㅣ2014ㅣ감독 에릭 라티고ㅣ출연 루안 에머라, 카린 비아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해 2015년 프랑스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작품. 따뜻한 가족애와 음악으로 가득 찬 영화다. 청각장애를 가진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폴라’가 수화를 하며 부르는 노래, 영화 속 OST ‘비상(je vole)’을 먼저 들어봐도 좋다.

<미라클 벨리에> OST 'Je vole'

 

흑백 필름에 생기를 불어넣는 화려한 오케스트라 <아티스트> 

The Artistㅣ2011ㅣ감독 미셀 하자나비시우스ㅣ출연 장 뒤자르댕, 베레니스 베조, 존 굿맨

21세기에 느닷없이 출현한 흑백의 무성영화 <아티스트>는 우려와 달리 세간의 이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시상식을 휩쓸었다. 대사도 없고 화려한 색깔도 없지만, 대신 영화 전체를 음악으로 채워 어떤 결핍도 느껴지지 않는다. 2012년 골든글로브 음악상을 받은 뤼도빅 브뤼스와 80명의 플랑드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웅장한 음악이야말로 단연 영화의 주인공이다. 1920~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가장 먼저 영화적 기반을 다진 프랑스 고전 영화의 작법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Ludovic Bource 'George Valentin'

 

프랑스 최고의 뮤지컬 공연 실황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

1789 Les Amants De La Bastilleㅣ2013ㅣ감독 정성복ㅣ출연 루이 들로르, 카미유 루, 로드 자누와

1789년 프랑스대혁명 속 대립한 진영에 선 두 연인의 애절한 사랑을 다룬 뮤지컬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 프랑스 최고의 뮤지컬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파리 대극장 ‘팔레 데 스포츠’에서의 초연 무대를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는 실제 뮤지컬 못지않은 재미와, 눈과 귀를 사로잡는 라이브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팔레 데 스포츠의 객석에 직접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Rod Janois ‘Ca Ira Mon Amour’

 

천상의 목소리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 <라 비 앙 로즈>

La Mome, The Passionate Life Of Edith Piafㅣ2007ㅣ감독 올리비에 다한ㅣ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전 세계를 사로잡은 프랑스의 대표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을 영화화했다. 에디트 피아프의 수많은 명곡과 함께, 불우했던 어린시절과 가수로서의 전성기, 가슴 아픈 사랑을 영화 한 편에 담아 감동을 선사한다. 프랑스의 미녀 배우 마리옹 코띠아르가 에디트 피아프의 표정과 무대 매너까지 충실히 재연해 프랑스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에디트 피아프의 명곡 ‘La Vie En Rose’에서 진한 프랑스 무드를 느껴보자.

Edith Piaf ‘La Vie En Rose’ (Film Cl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