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숲 속의 집, 한 남자가 “비키”라고 부르자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가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달려 나온다. 이내 주인은 집 앞 길목으로 사라지고, 비키는 그 자리에 남아 주인을 기다린다. 주인이 다시 돌아올 것을 아는 듯, 비키는 주인이 손에 먹을 것을 잔뜩 들고 오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꼬리를 흔든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주인의 손에는 먹을 것 대신 낯선 앵무새 두 마리가 있는 자그마한 새장이 들려 있다. 이후 무언가 신경 쓰이는 듯 비키의 시선은 계속 앵무새를 향한다.

우연히 위험천만한 일을 겪고 가까스로 집에 돌아온 비키. 곧장 앵무새들을 향해 마구 짖는다. 이윽고 무언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비키의 표정은 어딘가 뿌듯하다.

단편영화 <Vicky>

"There is no such thing as part freedom(부분적인 자유 같은 건 없다)."

대사 한 마디 없던 영화는 마지막 화면에 흑인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 넬슨 만델라의 명언을 띄우며 모든 의미를 전달한다. 하지만 ‘자유’라는 단어가 화면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비키의 눈빛과 행동은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고스란히 전해준다.

인도 감독 마누 안토니(Manu Antony)의 단편영화 <Vicky>는 제17회 토레라베가국제단편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인도의 독립기념일인 8월 15일에 공개되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제는 자유롭게 독립기념일을 보내는 인도에서, 동물을 주인공으로 ‘자유’라는 거대한 담론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전 세계인들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져주었다.

한편, 마치 사람처럼 표정과 행동을 연기한 골든 리트리버 비키의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Vicky> 메이킹 필름에서 사랑스러운 비키의 모습을 한 번 더 볼 수 있다.

<Vicky> 메이킹 영상
 
메인이미지 <Vicky> 캡쳐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