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한 옷차림의 아이가 길거리에 서있다. 낡은 슬리퍼 한 짝의 끈이 떨어지자 이를 고쳐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다. 그때 앞을 지나가던 다른 아이의 반짝이는 검은 새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새신을 신고 신난 아이는 아버지와 기차에 올라 타다가 그만 신발 한 짝을 플랫폼에 떨어트리고 만다.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에 떠밀려 한쪽 신발이 벗겨진 채 기차에 올라탄 아이는 구두를 아쉽게 쳐다보지만, 기차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이 때, 낡은 신발의 아이가 플랫폼으로 달려 나와 떨어진 구두 한 짝을 집어 든다.

이집트 출신의 사라 로직(Sarah Rozik) 감독은 마하트마 간디의 일화에서 모티프를 따 단편을 만들었다. 젊은 시절 변호사로 일할 무렵 기차를 타던 간디의 신발 한 짝이 플랫폼으로 떨어져 집을 수 없게 되자 남은 한 짝을 마저 던져버린 일화다. 근처 다른 사람이 그 연유를 묻자, 간디는 “따로 나누어진 신발 한 짝은 쓸모가 없죠. 그렇지만 짝을 찾은 신발은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겠죠. 가난한 사람에게는 더욱 쓸모가 있겠고요.” 하고 답했다. 감독은 간디의 일화에 좀더 영감을 불어넣어 두 아이의 순수하고 해맑은 심성 이야기로 감동의 폭을 넓혔다.

2014년 룩소르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사라 로직 감독

카이로의 영화학교를 갓 졸업한 20세의 사라 로직은 이 데뷔 영화로 2014년 룩소르영화제(Luxor Egyptian and European Film Festival) 단편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또한 영화는 스토리가 주는 감동과 메시지를 인정받아 테드에드(TEDEd.com) 같은 교육용 사이트에서 활용되며 널리 전파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