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은 밤>

A Thoughtful Night│2013│7분│감독 윤호준│출연 김새벽, 김영택

귀찮은 표정의 남자 뒤로 여자가 따라온다. “그럼, 담배 하나 탈 때까지만이라도 내 얘기 들어줘.” 적극적인 제안을 마지못해 승낙한 남자. 과연, 여자는 고백할 수 있을까?

이윽고 두 사람 사이에는 담배 한 개비가 놓인다. 남자는 담배가 다 타면 바로 뒤돌아설 마냥 지루한 표정이다. 통금 시간까지 어기며 쫓아왔건만, 여자는 남자의 철벽 수비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부담스러워하는 그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일까?

“나는 왜 너를 좋아하게 됐을까?” 마음이 통하지 않아 답답한 여자는 혼잣말하듯 말한다. 그러나 머지 않아 남자의 ‘사려 깊은’ 행동 덕에 울먹이던 여자는 말간 웃음을 짓는다.

<사려 깊은 밤>에서 외사랑을 하는 여자로 등장하는 배우 김새벽은 이후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에서 캐릭터가 묘하게 다른 두 사람을 연기하며 청아한 매력을 뽐냈다. 앞서 첫 주연작인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2011)에서는 조선족 '순희' 역으로 조선족 말투를 생생하게 구현해 관객들에게 이름을 각인했고, 이후 <말로는 힘들어>(2012)의 통통 튀는 여고생, <만신>(2012)의 폐병 걸린 남편을 둔 만삭의 임산부,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2013)의 편의점 알바생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애써 힘주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주목받았다. 차기작 <걷기왕>(2016)에서는 담임선생님 역을 맡아 배우 심은경, 박주희, 허정도 같은 배우들과 함께 등장할 예정이다. 백지처럼 맑은 얼굴에 어떤 색이 덧입혀질지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김새벽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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