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들어 재즈는 쇠퇴하는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변화하기 시작했다. 메인스트림에서 벗어나 다른 장르와 혼합하면서 재즈 록(Jazz Rock), 누 재즈(Nu Jazz), 힙합 재즈(Hip Hop Jazz), 애시드 재즈(Acid Jazz) 같은 다양한 서브 장르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재즈 뿌리에 충실하면서 듣기 편한 음악을 구사하는 크루들이 있다. 평론가들은 이들을 재즈 오리엔티드 힙합(Jazz-oriented Hip Hop) 또는 재지 힙합(Jazzy Hip Hop)이라 부르곤 한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활동한다. 얼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매스컴과 친하지도 않다. 음악적으로 서로 통하는 크루, 제작자 또는 레이블, MC(이들은 래퍼를 MC라고 부른다)들이 모여 프로젝트 형태로 음악을 만들고 인터넷에 음원을 유통한다. 밴드 이름인지, 크루 개인의 예명인지, 레이블 이름인지 불분명한 경우도 많다. 수많은 재지 힙합 중 미주와 유럽을 대표하는 밴드를 뽑아 보았다.

 

사운드 프로바이더즈(Sound Providers)

1998년 샌디에이고에서 제이슨 스킬스(Jason Skills)와 소울로(Soulo)에 의해 결성된 듀오다. 이들은 재즈, 펑크, 레게에서 친근한 멜로디를 샘플링하여 비트를 넣고 프로파일(Profile), 서리얼(Surreal) 같은 MC들의 랩을 믹싱해 음악을 만들었다. 가끔 싱글을 모은 정규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제까지 3장만 나와있을 뿐이다. 짧은 멜로디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들의 음악은 감상용이라기 보다는, 카페 또는 패션스토어에서, 운전하면서 또는 혼자 일할 때 배경음악으로 틀어 놓기에 좋다.

이들의 곡 ‘Autumn’s Evening Breeze’에 한 일본 팬이 음악에 잘 어울리는 애니메이션을 입혔다

정규 데뷔 음반인 <An Evening with Sound Providers>에 수록한 ‘Looking Backwards’
2006년 발표한 두 번째 음반 <True Indeed>에 수록한 ‘Push On’. 래퍼 Surreal이 함께 했다

사운드 프로바이더즈 홈페이지 

 

재즈 스파스틱스(Jazz Spastiks)

2010년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2인조 프로듀서. 재즈 스파스틱스(Jazz Spastiks) 또는 슬립맷 브라더스(The Slipmat Brothers)라는 예명으로 음원을 발표한다. 가장 최근인 2014년 발표한 앨범 <The Product>의 홍보 영상을 보자. 랩(Rap)을 제외한 기획, 연주, 녹음, 앨범/소품 디자인, 영상 제작, 홍보, 유통은 모두 두 사람이 나눠서 직접 하는 재간꾼들이다.

Jazz Spastiks <The Product> Official Album Trailer

이들의 음악은 친근한 멜로디가 끊임없이 반복되어 상당히 중독성 있다. 이들의 싱글 중 ‘Oh Yes’와 ‘Dumb!’를 들어보자. 'Oh Yes'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직접 출연했고, 'Dumb!' 뮤직비디오의 독특한 소품들은 이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다.

Jazz Spastiks & PENPALS 'Oh Yes'
2014년 음원으로 발표한 싱글 Dumb!’. 친근한 양말인형(Sock Puppet)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재즈 스파스틱스 밴드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