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장 피에르 주네(Jean-Pierre Jeunet) 감독은 샤넬의 시그니처 향수인 샤넬 No.5의 영상 연출자로 나섰다. 2004년 처음 선보인 샤넬의 향수 홍보영상 시리즈는 영화 <물랑루즈(Moulin Rouge)>(2001)의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과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콤비가 찍었고, 2007년에는 영화 <어톤먼트(Atonement)>(2007)의 조 라이트(Joe Wright) 감독과 키이라 나이틀리(Keira Knightly) 콤비가 샤넬의 젊은 향수 코코 마드모아젤 광고 영상을 찍은 바 있다. 명감독 명배우 콤비를 활용한 명품 이미지 제고라는 샤넬의 홍보 전략을 짐작할 수 있다.

그 다음 주자로 나선 주네 감독은 프랑스 배우 오드리 토투(Audrey Tautou)와 함께 이스탄불과 오리엔탈 특급열차를 배경으로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어 냈다. 오드리 토투는 영화 <아멜리에>(2001)와 <인게이지먼트>(2005)에서 주네 감독과 함께 일하며 페르소나이자 뮤즈가 되었고, 이번 광고 영상에서는 페미닌한 이미지의 모델 겸 배우 트라비스 데이븐포트(Travis Davenport)와 함께 출연했다. 1930년대 분위기에 맞게 빌리 홀리데이의 ‘I’m a Fool to Love You’가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온다. 샤넬 No.5는 기차 복도에서 마주친 두 사람을 이어주며 침대칸 벽에 비치는 그림자처럼 상징적인 이미지로 보여진다.

영상에 등장하는 오리엔트 특급열차(Orient Express)는 1880년대 처음 개통했고, 1930년대에는 파리와 이스탄불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열차였다. 오랜 기간 ‘호화로운 여행’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명성을 떨쳤으나, 2차 세계대전과 동서냉전으로 쇠퇴하였으며 TGV 같은 고속열차의 발전으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주네 감독은 샤넬로부터 제작의 전권을 약속 받아 마음 속에 품어왔던 ‘야간열차에서의 로맨스’ 스토리를 담았다. 광고를 제작한 게 아니라 영화를 제작하였다는 설명이다.

<Train de Nuit>의 메이킹 영상 

이전의 영상들은 어땠을까? 니콜 키드먼은 섹시한 이미지를, 키이라 나이틀리는 보이시한 매력을 내세웠으니 이 셋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최근 <위대한 갯츠비>(2013)를 선보였던 호주의 루어만 감독은, <물랑루즈>와 <오스트레일리아>(2008)에서 니콜 키드먼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최근 뮤지컬 영화 <안나 카레니나>(2012)를 제작한 라이트 감독은 <오만과 편견>(2005)과 <어톤먼트>로 키이라 나이틀리를 스타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