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攻殼機動隊)>는 기발한 소재와 스토리에 어울리는 독특한 음악이 인상적이다. 기묘하고 음산한, 몽환적인 분위기의 퍼커션과 여성 코러스를 조합한 음악으로,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독창적 스타일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게임음악 작곡가인 켄지 카와이(川井憲次, 1957~)의 작품으로, 공연 실황을 보면 실제 그 기묘한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15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중창단과, 다양한 북소리와 종소리를 내는 타악기 구성, 클래식 오케스트라 편성을 볼 수 있다. ‘Cinema Symphony’라는 이들 음악 그룹이 <공각기동대> 오리지널(1995)과 속편 격인 <이노센스>(2004)의 메인 테마를 연속으로 연주한다.

1분 8초경 북채를 쥐고 큰 북을 치고 있는 긴 머리의 켄지 카와이가 보인다. 사실 그는 원래 기타를 주로 친다 

1957년 도쿄 태생인 켄지 카와이는 대학 중퇴 후 작곡 일을 하다가 오시이 마모루(押井守) 감독의 영화 <붉은 안경>(1987) 음악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영화음악 감독으로 데뷔한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 <이노센스>, <기동경찰 페트레이버> 뿐만 아니라 <링>(2002), <엽문>(2008~2015) 시리즈 등 수많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을 만들었다. 특유의 신비스러운 음악 스타일 때문에 스케일이 큰 애니메이션, 공포영화, Sci-fi물, 역사물에서 주로 활약했고, 시청자의 감정을 움직이는 음악이라는 호평을 받으면서 ‘사운드의 심리학자’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할리우드 실사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의 동경 시연회에 등장한 켄지 카와이. 금발의 긴 머리에 안경을 낀 드러머가 그다

2016년 국내 개봉한 할리우드판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 OST에도 그의 오리지널 스코어의 일렉트로닉 버전이 삽입되었고, 그밖에 트릭키, 데퍼쉬 모드 같은 트립합(Trip Hop), 얼터너티브(Alternative)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음악을 결합하였다. 동양적인 스토리, 동서양의 음악, 할리우드의 영상기술이 합쳐졌지만, 원작의 심오한 철학적 의미를 살리지 못하며 박스오피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영화음악은 클린트 맨셀(Clint Mansell)에서 론 밸프(Lorne Balfe)로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영화의 비주얼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오리지널 <공각기동대>에 자주 사용되는 배경음악 ‘Nightstalker’. 켄지 카와이의 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