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에 남은 위대한 작가들과, 그들의 재능을 믿고 영감을 불어 넣어준 사람들이 있다. 실화를 다루었기에 더욱 호기심이 가는 영화들. 지난 해 개봉한 <지니어스>를 포함하여 위대한 작가들과 그들의 숨은 조력자를 조명하는 영화를 몇 편 소개한다.

 

<지니어스>

Genius│2016│감독 마이클 그랜디지│출연 콜린 퍼스, 주드 로, 니콜 키드먼 로나 리니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제66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부문에 오른 영화 <지니어스>는 1930년대 영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마스 울프’(주드 로)와 출판계의 위대한 편집자 '맥스 퍼킨스'(콜린 퍼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니콜 키드먼은 극 중 울프의 연인 ‘엘린’으로, 로나 리니는 퍼킨슨의 부인이자 극작가인 '루이스’로 분했다. 실제로 토마스 울프는 글을 쓸 때만 살아있음을 느낄 정도로 창작에 대한 고뇌와 열망이 가득한 작가였다. 그는 무수한 출판사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지만, 퍼킨스를 만나고 비로소 재능을 꽃피운다. 데뷔작 <천사여, 고향을 보라>(1929)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고 이후에도 <때와 흐름에 관하여>(1935), <거미줄과 바위>(1939) 같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그의 천재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협업한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는 앞서 성격 변화가 극심했던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길들이고, 감수성 예민한 스콧 피츠제럴드를 뒤에서 조력한 숨은 공로자다. 영화는 두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소설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더불어 성공 이후 광적으로 변해가는 울프와 주변인의 갈등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영화의 원안이 된 작품은 A. 스콧 버그의 전기 <맥스 퍼킨스: 처재의 편집자>(1978)다.

영화 <지니어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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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유어 달링>

Kill Your Darlings│2013│감독 존 크리키다스│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데인 드한, 벤 포스터, 마이클 C. 홀, 잭 휴스턴

<킬 유어 달링>은 194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비트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대학 시절을 다룬다. 컬럼비아 대학 신입생 '앨런 긴즈버그'(다니엘 래드클리프)는 학교에서 만난 ‘잭 케루악’(잭 휴스턴), ‘윌리엄 버로우즈’(벤 포스터)와 함께 '뉴 비전'이라는 새로운 문학 운동을 시작한다. 야심 찬 이들 곁에는 매혹적인 뮤즈 '루시엔 카'(데인 드한)가 있다. 하지만 의문의 밤, 루시엔에게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은 그들 모두의 삶을 바꿔버린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착실한 모범생 이미지를 쌓아 올린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비트 세대를 이끈 천재 시인 앨런 긴즈버그로 분해 동성애와 더불어 재즈와 마약, 알코올에 빠져 지내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데인 드한은 평범했던 문학도들을 천재 작가로 이끄는 뮤즈이자 간절히 원할수록 가질 수 없는 나쁜 남자, 루시엔 역을 맡아 관능적인 매력을 발휘했다. 영화는 이들이 술과 마약, 섹스 같은 일탈을 일삼으며 ‘사적인 감정을 죽이라(Kill Your Darlings)’던 기성세대에 반항하는 모습을 묵직하고 날카롭게 풀어간다.

*비트 세대- 1950년대 중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당시 사회와 문화에 저항했던 문학가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미국 문학사의 기준을 다시 세웠을 뿐만 아니라 히피에도 영향을 끼쳤고, 대중과 청년 문화에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

영화 <킬 유어 달링> 예고편

 

<미스 포터>

Miss Potter│2006│감독 크리스 누난│출연 르네 젤위거, 이완 맥그리거

100년 동안 전 세계 1억 부 이상, 30개 언어로 번역된 동화 <피터 래빗 이야기>(1902)를 쓴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르네 젤위거)와 편집자 '노만 워른’(이완 맥그리거)의 만남과 사랑을 다룬 영화. 19세기 영국에서 태어난 베아트릭스는 부유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목표였던 당시 대다수 여성들과 달리 수채화가이자 작가로서 자신만의 확고한 길을 걸어간 여성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풍부한 상상력을 가졌던 그는 토끼, 오리, 고양이 같은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을 출판하려 하지만 아무도 그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출판사에서 베아트릭스의 그림을 본 편집자 노만 워른은 한눈에 그의 작품에 반하고 출판을 위해 직접 집으로 찾아간다. “폭력과 섹스 없이 순수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던 감독의 의도처럼, 종이 위에 살아 움직이는 귀여운 캐릭터들과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지켜나간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따스한 감동을 안겨준다.

영화 <미스 포터> 예고편

 

<카포티>

Capote│2005│감독 베넷 밀러│주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캐서린 키너

이 영화에는 약간 느낌이 다른(!) 조력자가 등장한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의 원작자로 유명한 천재 작가 트루먼 카포티가 살인마 페리에게 접근해 자신의 역작을 써내려가는 과정을 조명했다. 실제로 카포티는 부모의 이혼과 모친의 재혼을 거치며 사촌과 소설가 하퍼 리가 유일한 친구였을 만큼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뉴요커(The New Yokrer)> 잡지 예술 부서에서 일하던 당시에는 본인이 게이임을 아무렇지 않게 밝힐 정도로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가 6년간 집필한 <인 콜드 블러드>(1965)는 허구적인 소설의 틀 안에 실화의 내용을 써내려 간 세계 최초의 저널리즘 소설이었다(하지만 그는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절필했고,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1959년, 미국 지방 농장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인사건 기사를 읽은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는 두 살인마 중 내성적인 ‘페리’(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에게 주목하고 관련 작품을 쓰기 위해 감방에서 생활하며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페리는 본인과 비슷하게 불우한 성장기를 보낸 카포티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사건 당일 밤 충격적인 사건의 전모를 털어놓는다. 영화는 일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한 살인마와의 기묘한 공감대, 역작을 완성하기 위한 작가적 야심, 인간관계 사이에서 고민하던 카포티의 숨겨진 이야기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영화로 첫 단독 주연을 맡은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카포티의 소년 같은 목소리와 독특한 면모를 고스란히 재현하며 같은 해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 <카포티>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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