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장난기 어린 얼굴과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되었다가, 때로는 힘들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남편을 묵묵히 위로하는 강인한 아내가 되기도 했다. 특유의 맑고 환한 미소로, 다수의 영화 속 주인공 역을 맡았던 레이첼 맥아담스 얘기다. 그가 출연한 세 편의 ‘타임슬립 로맨스’ 영화를 훑어보았다. 레이첼 맥아담스가 유독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에 많이 출연한 건, 남자주인공이 아무리 과거로 시간을 되돌려도 다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소유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The Time Traveler's Wife|2009|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출연 에릭 바나, 레이첼 맥아담스

‘헨리’(에릭 바나)는 어릴 적 교통사고로 인해 시간 이동을 경험한다. 본인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 없이 알몸으로 미지의 시간대에 착륙하거나, 옷을 훔쳐 경찰에 쫓기는 등 헨리에게 시간여행이란 능력이 아닌 운명, 또는 재앙이다. 체념에 가까운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어느 날 햇살처럼 따스한 미소를 가진 ‘클레어’가 나타나고, 헨리는 운명 같은 이끌림을 느낀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여섯 살 때 만났던 남편을 묵묵히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아내 클레어를 연기했다. 불쑥 눈앞에서 사라졌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남편을 마주해야 하는 여자의 당혹하고 혼란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레이첼 맥아담스의 연기력이 빛나는 영화다. 말 그대로 “시간을 넘어선 꿈 같은 사랑”을 다룬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지난 해 3월 재개봉한바 있다.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 예고편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2012|감독 우디 앨런|출연 오웬 윌슨, 마리옹 꼬띠아르, 레이첼 맥아담스

약혼자 '이네즈'를 두고 홀로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던 '길'(오웬 윌슨)은 종소리와 함께 홀연히 나타난 차에 올라타면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매일 밤 헤밍웨이,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같은 1920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과 꿈 같은 시간을 보내던 길은 시간여행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 낭만주의자 길과 상반되는, 지극히 현실주의 적인 인물 이네즈를 연기했다. 영화 속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길로 하여금 황홀한 시간여행에 빠져들게 하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과거로 돌아가 동경하는 예술가를 직접 만나는 망상에 가까운 설정이지만, 나른하고 몽롱한 재즈 선율을 따라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파리의 낭만에 흠뻑 취하게 되는 사랑스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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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About time|2013|감독 리차드 커티스|출연 도널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모태솔로 ‘팀’(도널 글리슨)은 우연히 만난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팀. 하지만 둘의 사랑이 완벽해질수록 그들을 둘러싼 주위의 상황은 미묘하게 뒤틀리고, 영화는 ‘현재를 살아가는 소중함’에 대한 궁극적인 메시지를 담담히 펼쳐 놓는다. 영화 속 레이첼 맥아담스의 싱그러운 미소는, 몇 번이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피곤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랑을 얻으려 했던 팀의 마음을 백 번 공감하게 할 만큼 사랑스럽고 달콤하다. 연애와 결혼 같은 뻔한 사랑 이야기로 시작해, 평범한 일상의 가치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결말에 다다르는 영화는 국내에서 33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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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출처= <시간 여행자의 아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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