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의 국내 첫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오는 4월 8일까지 갤러리 엘비스(Gallery LVS)에서 열리는 <하세가와 사오리 개인전>을 주목하자. 하세가와 사오리는 1992년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났다. 일본 타마미술대학(Tama Art University)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ASYAAF(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전시를 통해 국제 전시에 처음 참여했다. 2011년부터 자국에서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열었으며, 뛰어난 색채와 분위기로 여러 차례 수상을 거듭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Saori hasegawa, Landscape of lost child NO.52_Canvas on Oil 72.7×60.6cm_2016
Saori hasegawa, Landscape of lost child NO.2_Canvas on Oil 30 x 40㎝_2014


하세가와 사오리는 집 근처의 풍경을 기록한다. 작가가 거주하는 사이타마현 이루마시(埼玉県入間市, 도쿄와 인접한, 일본 관동지방 중서부에 있는 마을)에는 낮은 건물과 식물이 주를 이룬다. 그는 이러한 소재를 중심으로 건물 옆에 소리 없이 자라나거나, 익숙해서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던 식물을 그림 전면에 배치한다. 소재에 대한 표현방식은 사실적이지만, 의도적인 중첩과 흐림, 강렬한 색채의 대비가 화면에 공간감과 입체감을 불어넣는다.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함께 약간의 긴장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제비꽃, 목련, 백합, 장미 같은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은 마치 미술관에 봄이 먼저 찾아온 것처럼 밝은 생동감을 전해준다.

 

Saori hasegawa, Landscape of lost child NO.25_Canvas on Oil 162 × 130.3㎝_2015
Saori hasegawa, Landscape of lost child NO.38_ Canvas on Oil 27.3×19.0㎝_2016
Saori hasegawa, Landscape of lost child NO.61_Canvas on Oil _72.7 x 60.6㎝_2017

"그림을 그리면서 다른 일에 의식을 기울이는 상황, 그때의 그림은 작가에게 인식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남겨져 있다. 회화 스스로 감상자에게 뭔가를 어떤 말도 건네지 않고, 단지 그곳에 조용히 머물러 있어 그런 모습을 취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 의식과 시선이 왔다 갔다를 반복하는 상황 속에서 자기 자신과 타자, 과거와 현재, 비현실과 현실 등의 상반됨을 의식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이 회화가 이러한 자기생성의 장치로써 작용하기를 희망하며 작업을 이어나간다. " -작가 노트 가운데


최근 평면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화두는 평면 회화가 모색해야 할 길을 찾는 것이었다. 작업에 임하는 작가의 태도 또한 그러하다. 무의식 속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그림을 통해 환기하는 것. 그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무언가를 보고 그릴 때의 의식과 눈, 손의 방향은 각기 다르다고 표현한다. 풍경은 조용히 머물러 있지만, 그 모습은 날마다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작품은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인식의 흐름을 붙드는 동시에 지루하고 습관적인 풍경에 대한 새로운 대면의 기회를 제공한다.

 

하세가와 사오리 개인전 (Hasegawa Saori Solo Exhibition)

일정 2017년 3월 9일(목)~ 2017년 4월 8일(토)
장소 Gallery LVS (갤러리 엘비스) 신사동
운영시간 9:00~18:00(월-금), 10:00-17:00(토)
문의 02-3443-7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