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는 쳇 베이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본 투 비 블루>가 잔잔한 흥행을 알렸고, 곧 이어 같은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를 그린 <마일스>(2016)도 상영되었다. <아이언맨>, <어벤져스> 같은 블록버스터 시리즈물로 이름을 알린 연기파 배우 돈 치들은 주인공 ‘마일스’ 연기는 물론 각본, 연출까지 도맡는 1인 3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평단과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더불어 재즈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고전작 <버드>(1988)와 <라운드 미드나잇>(1986), 그리고 한국 재즈 1세대 장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브라보! 마이 라이프>(2010)까지, 재즈 아티스트의 삶을 그린 영화 세 편을 말한다. 재즈를 향한 식지 않는 열정을 품은 거장들의 뒷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1. 재즈의 혁명가이자 전설의 부활 <마일스>

Miles Ahead|2015|감독 돈 치들|출연 돈 치들, 이완 맥그리거, 이마야치 코리닐디, 마이클 스털버그

1940년대 비밥 시대에 등장한 이후 약 30년. 트럼펫 연주가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는 쿨 재즈, 하드 밥, 퓨전 재즈 같은 다양한 재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섭렵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재즈의 역사를 다시 썼다. 영화는 눈부신 전성기를 누리던 그가 유일하게 대중을 떠나 있던 5년간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았다. [롤링스톤즈]지 기자 데이브 브랜든(이완 맥그리거)은 마일스(돈 치들)의 미발표 앨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특종을 노린다. 하지만 우연치 않은 사건으로 마일스는 미발표 앨범을 도둑맞고, 두 사람은 그것을 되찾기 위해 무모하고 위험한 동행을 시작한다.

실화에 픽션을 더한 영화는 재즈의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된 사건을 기점으로, 앨범 <Someday My Prince Will Come>(1961)의 커버를 장식한 매력적인 무용수 ‘프란시스 테일러’와의 로맨스,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와 함께 1970년대를 아우르던 음악, 문화, 분위기 등 당시 시대상을 담아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독특한 목소리와 냉철한 눈길, 카리스마를 완벽히 구현한 돈 치들의 연기는 영화의 작품성을 높이는 일등공신.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웨인 쇼터(Wayne Shorter) 처럼 내로라하는 재즈 거장들과 에스페란자 스폴딩(Esperanza Spalding), 개리 클라크 주니어(Gary Clark Jr.) 같은 신예 재즈 뮤지션들이 총출동한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만의 놓칠 수 없는 백미다.

<마일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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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스 데이비스 ‘Burn’

 

2. 재즈 거장들의 드라마틱한 삶과 우정을 다룬 재즈 고전 <버드>(1988), <라운드 미드나잇>(1986)

열렬한 재즈팬으로 알려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버드>(1988)는 'BIRD'라는 별명을 가진 비밥(Bebop) 최고의 인기 색소폰 연주가 찰리 파커(Charlie Parker)를 다뤘다. 화려한 음악 세계와는 반대로 갈등과 방황을 거듭하며 한때 약물중독에 빠져 재활 치료를 받기도 한 찰리 파커. 결국 좌절을 극복하고 비상하는 새처럼 재즈 음악계에 재기한다. 그 극적인 인생을 훌륭하게 연기한 포레스트 휘태커는 이 영화로 제41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라운드 미드나잇>(1986)은 미국을 떠나 프랑스에 잠시 머문 불우한 재즈 색소폰 연주자와 그를 세계 최고의 연주가로 생각하는 남자, 두 사람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실존 인물인 레스터 영(Lester Young, 색소폰)과 버드 파웰(Bud Powell, 피아노)을 모델로 각색했으며, 비밥 스타일을 테너 색소폰에 접목한 최초의 음악가로 평가받는 실제 연주가 덱스터 고든이 데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버드> 예고편
<라운드 미드나잇> 예고편

 

3. 한국 재즈 1세대의 끝없는 열정, <브라보! 재즈 라이프>(2010)

Bravo! Jazz Life│2010│감독 남무성│출연 강대관, 이판근, 조상국, 류복성, 김수열, 이동기 등

해외 재즈 아티스트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한국에도 ‘재즈’라는 불모의 땅을 오랫동안 가꿔온 이들이 있다. 1950년대 후반 주한미군 부대를 주축으로 재즈를 시작한 1세대 연주자들은 한국에 재즈의 싹을 틔운 공로자다. 이들은 노환으로 치아를 거의 상실하여 고향으로 내려가 있는 트럼펫 연주가 강대관을 만나기 위해 여행길에 오른다. 그즈음, 한국에서 최초로 재즈 이론을 가르쳤던 이판근 선생의 연구실이 재개발로 인해 철거된다는 소식이 들리고, 후배 뮤지션들은 선배들을 기리기 위해 뜻을 모아 헌정 기념공연을 준비한다. 강대관(트럼펫), 조상국(드럼), 류복성(퍼커션), 김수열(색소폰), 이동기(클라리넷), 김준(보컬), 최선배(트럼펫), 신관웅(피아노). 마침내 한자리에 모인 연주가들은 후일을 기약할 수 없는 마지막 공연을 시작하는데. 재즈 선율과 궤를 같이하는 인생 이야기와 식지 않는 열정이 담긴 23곡의 라이브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감동을 전한다.

<브라보재즈라이프>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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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vo! Jazz Life ‘Moong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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