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화끈한 뮤지션들이 매주 한 곳에 모이는 기회는 흔치 않다. 축제라면 축제다. 홍대 라이브클럽 ‘프리즘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이런 고마운 축제를 벌인다. 인디 신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다채로운 일곱 빛깔로 나뉘어 4월 한 달 주말을 꽉 채울 예정이다. 신예 모던 록 밴드부터 정통 록의 정신을 대표하는 전설의 밴드들까지. 쟁쟁한 록 밴드들의 면면을 미리 만나보고, 그중 가장 끌리는 색깔을 찾아 충만한 록의 축제를 즐기길 바란다.

 

4월 2일, 국내 정통 헤비메탈의 전율

블랙신드롬 x 제로지 x 모비딕 x 원 x 크럭스 x 다운헬

누구보다 가장 묵직한 사운드를 뿜어내는 ‘형님들’이 온다. 프리즘홀 5주년 기념 축제의 첫 무대엔 영국의 전설적인 하드 록 밴드 딥 퍼플(Deep Purple)을 연상케 하는 '퍼플'에 걸맞는 국내 대표 하드 록 밴드들이 총출동한다. 1980년대부터 국내 정통 헤비메탈 신을 주름잡아온 밴드 블랙신드롬과 제로지, 모비딕과 더불어 1990년 데뷔 당시 드물었던 프로그레시브 메탈 록을 선보이며 굵직한 실력을 쌓아온 크럭스, 세대를 이어 헤비메탈 장르를 한층 친숙한 영역으로 이끈 밴드 원, 다운헬이 모인다. 이름만 들어도 단단한 내공이 느껴지는 밴드들과 함께 메탈의 짜릿한 전율을 만끽해보자.

크럭스 라이브 영상 'Itch for the Cure'(@프리즘홀)

 

4월 8일, 섹시하고 터프한 록의 진수

베일 x 내귀에도청장치 x 트랜스픽션 x 빈센트앤로즈

한층 경쾌한 메탈을 맛보고 싶다면, 섹시하면서도 터프한 무대 ‘레드’를 주목하자. 1990년대 이름을 떨친 댄스 아이돌 김원준, 록 밴드 시나위와 나비효과 멤버를 거친 프로듀서이자 베이시스트 정한종, 프로듀서 겸 기타리스트 엄주혁, 세 사람이 새롭게 뭉친 밴드 베일이 먼저 노련한 메탈 록을 선보일 예정. 이어 이름부터 독보적인 사이키델릭 록 밴드 내귀에도청장치, 다양한 장르를 접목해 대중친화적인 록을 들려주는 트랜스픽션, 2000년대 후반부터 실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신예로 자리매김한 펑크 록 밴드 빈센트앤로즈가 무대에 오른다. 친숙하면서도 정열적인 사운드를 들려줄 밴드들과 부담없이 어깨를 들썩일 수 있다.

베일 라이브 영상 '좋아'

 

4월 9일, 선명한 개성을 지닌 차세대 로큰롤

단편선과 선원들 x 제8극장 x 갤럭시 익스프레스 x 아디오스 오디오

단단한 연륜으로 뭉친 밴드에 이어, 밝고 선명한 개성으로 무장한 차세대 록 밴드들을 만나보자. 장르를 규정하지 않는 사이키델릭 록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을 통해 기타, 바이올린, 퍼커션을 결합한 실험적인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면, 밴드 제8극장과는 한층 유쾌하고 친숙한 로큰롤을 즐길 수 있다. 또 라이브로 정평 난 개러지 록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숨막힐 듯 화려한 사운드에 취해보고, 신예 혼성밴드 아디오스 오디오와는 감성적인 록으로 호흡을 맞춰보자.

단편선과선원들 라이브 영상 '뿔 Shofar' (@VELOSO)

 

4월 16일, 록의 황금시대에서 불러온 향수

산울림 김창훈&블랙스톤즈 x 권인하밴드

그때 그 시절 록의 추억을 간직한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울 ‘골드’ 무대. 국내 대중음악계에 독보적인 록의 추억을 새긴 밴드 산울림의 멤버 김창훈이 베테랑 연주자들과 함께 새로 결성한 밴드 블랙스톤즈가 무대에 선다. 지난 3월 초, 밴드를 결성한 후 첫 공연을 가졌던 김창훈과 블랙스톤즈는 과연 전설이라 부를 만한 훌륭한 연주가들이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여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199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 강인원, 김현식과 함께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부른 것으로 유명한 권인하가 여전히 건재한 가창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겹겹이 쌓아온 세월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록의 감동을 느껴보자.

권인하밴드 EBS <스페이스공감> 라이브 영상 '만약에'

 

4월 22일, 홍대에서 느끼는 자메이카 소울과 흥

킹스턴 루디스카 x 넘버원코리안 x 노선택과 소울소스

‘자메이카’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음악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때때로 낯선 장르로 치부되던 레게, 덥, 스카 같은 자메이카 음악을 저마다 다양한 색깔로 녹인 국내 밴드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턴(Kingston)과 자메이카어로 악동을 의미하는 루디(Rudie), 음악장르 중 하나인 스카(ska)라는 단어를 결합하여 만든 이름만으로 그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9인조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특유의 해학적인 멜로디를 들려주는 이들은 듣는 이를 덩실덩실 춤추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스카 밴드 넘버원코리안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윈디시티 출신의 베이시스트 노선택을 필두로 탁월한 실력을 지닌 연주가들이 모인 레게 밴드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세련된 레게까지. 홍대에서 이보다 더 완벽하게 자메이카를 즐길 수는 없을 것이다.

노선택과 소울소스 라이브 영상 '천국은 여기에'

 

4월 23일, 무대를 집어삼킬 격렬한 하드코어

크래쉬 x 바세린 x 메스그램 x r4-19

강렬한 비트로 헤비급 파도를 만들어내는 파워풀한 록 밴드들을 소개한다. 1994년 데뷔해 헤비메탈 중에서도 과격한 장르로 꼽히는 스래쉬 메탈을 선보이며 출격한 밴드 크래쉬의 매력은 바로 짐승같이 날카로운 사운드에 있다. 그렇게 마이너한 장르를 지키며 굳건히 국내 헤비메탈의 정상에 오른 크래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밴드 바세린의 무대를 같이 보고 듣는 일이야말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헤비메탈 신에서 드문 여성 보컬과 함께하는 혼성밴드 메스그램은 하드코어에 모던한 감성을 결합하여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2011년부터 인천 로컬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밴드 알포나인틴(r4-19)이 들려줄 일렉트로니컬한 뉴메탈 스타일도 기대할 만하다. 무엇보다 무대를 폭격하듯 울리는 기타 사운드와 묵직한 샤우팅으로 무장한 이 ‘블루’빛 밴드들과 함께 라면 스트레스 따위는 가뿐히 날릴 수 있다.

메스그램 라이브 공연 'Blindfold'(@프리즘홀)

 

4월 29일, 신선한 빛깔을 머금은 모던 록

쏜애플 x 에이프릴 세컨드 x 보이즈 인 더 키친 x 소닉스톤즈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쏜애플, 에이프릴 세컨드, 보이즈 인 더 키친

프리즘홀 5주년 기념 축제의 마지막 무대는 인디 신의 젊은 감각을 이끄는 신세대 록 밴드들이 장식한다. 독특한 감성과 몽환적인 사운드를 내세우며 조용히 음악만으로 팬층을 형성한 쏜애플, 다양한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친숙한 음악을 선보여온 에이프릴 세컨드, 특유의 발랄한 감성을 입힌 개러지 록을 선보이며 등장하자마자 인디 신의 루키로 주목받아온 보이즈 인 더 키친, 펑크 록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에서 솔로 가수로 활동해온 가수 이용원이 새로운 멤버들과 뭉친 밴드 소닉스톤즈까지. 이름만으로도 믿고 볼 만한 쟁쟁한 뮤지션들과 프리즘홀의 다채로운 빛깔을 마무리하는 ‘화이트’ 무대까지 즐긴다면, 진정 전방위한 ‘록’의 매력을 가감없이 누릴 수 있다.

에이프릴 세컨드 라이브 영상 '금요일 늦은 열시'(라클데)

 

프리즘홀 5주년 기념공연

일시 4월 2일, 8일, 9일, 16일, 22일, 23일, 29일(날짜별로 시간 확인)
장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5-152, 지하 1층 프리즘홀
예매 엔터크라우드 홈페이지
홈페이지 프리즘홀 페이스북
(메인이미지 출처=프리즘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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