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튜브를 뜨겁게 달군 신인 래퍼 리치 치가(Rich Chigga)의 'Dat $tick' 뮤직비디오를 보았는지. 후줄근한 연분홍색 카라티에 리복 파우치를 허리에 두른, 빈약한 체구의 아시아계 소년에게서 ‘그럴듯한’ 랩이 나오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느긋한 트랩 비트의 인트로가 흘러나올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하며 지켜봤을 게 뻔하다. 그러나 리치 치가의 예상치 못한 수준급 랩 실력은 이내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앞서 수많은 리스너들과 해외 유명 래퍼들이 그의 음악을 듣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화제의 영상을 다시 보자.

Desiigner, Tory Lanez 등 해외 유명 래퍼들의 리액션(reaction) 영상 [바로가기]

리치 치가는 고작 18세의 어린 나이에 ‘힙합 스타’가 됐다. 특별한 과외 없이 유튜브 채널에서 독학한 영어 실력 또한 심상치 않다. 하지만 그보다, 힙합 불모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이 정도의 실력 있는 뮤지션이 나왔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누군가는 리치 치가를 두고 어쩌다 운 좋게, 한편의 뮤직비디오로 유명세를 얻은 래퍼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14살에 랩을 시작한 어린 소년은 16살이 되던 해, 첫 싱글 <Living The Dream>을 세상에 내놓았다.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살펴보자.

이곳에 있는 모든 이가 나를 우습게 여기지
아량 따윈 필요 없어, 인도네시아는 내가 대표해
바닥부터 시작해서 포기란 없지
난 단지 꿈이 있는 어린놈이라고,
내 팀과 함께 이걸 이루길 원하는 그런 놈
그리고 난 이게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지
단지, 약간의 자신감이 필요할 뿐

수록곡 ‘Living The Dream’ MV. 힙합에 대한 리치 치가의 진정성이 담겼다
Rich Chigga ‘Who that be’ MV

작년 8월 발표한 세 번째 싱글 <Who that be> 뮤직비디오. 후줄근한 핑크색 티셔츠와 리복 파우치를 벗어 던진,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목에 금목걸이를 두르고, 값비싼 스포츠카에 올라타는 등 'Dat $tick' 뮤직비디오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랄까.

Rich Chigga ‘Seventeen’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곡 ‘Seventeen’. 앞서 발표한 곡들보다 한층 빨라진 리치 치가의 랩핑을 들을 수 있다.

리치 치가 외에, 눈에 띄는 인도네시아 신예 래퍼 Young Lex와 Awkarin의 뮤직비디오도 함께 보자. 비트도, 랩도 깜짝 놀랄 만큼 감각적이다.

Young Lex ‘SABI (Santai Di Bali)’ MV. 핑크색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이 Young Lex
AWKARIN 'BADASS' MV. 영국 힙합 여제 M.I.A.를 연상시키는 파워풀한 목소리, 당당한 몸짓과 제스처가 인상적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힙합 장르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1세대 래퍼 소울아이디(Soul ID)의 'Ingin Dicinta', 코제크(Kojek)의 'Enjoy Jakarte' 같은 곡들에서 느꼈던 짙은 인도네시아풍 색채는 최근 래퍼들의 곡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힙합 장르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즐겁게 눈여겨보자.

 

(메인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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