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9<두 개의 선>

2016ㅣ감독 유지훈ㅣ10분ㅣ출연 이종운, 윤구한, 김나리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교회. 목사 홀로 기도 중인 예배당에 도둑이 든다. 목사는 도둑을 어르고 달래 설득하려 그의 딱한 사정을 들어보지만, 그렇다고 교회 헌금을 내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돈이 급한 도둑과 온갖 말로 그를 설득하려는 목사 사이에 긴 실랑이가 벌어진다.

영화 속 두 인물은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한다. 위독한 아내를 수술시키기 위해 반드시 돈이 필요한 도둑과 성도들의 헌금을 도둑에게 내줄 수 없는 목사의 사정은, 두 사람 사이에 팽팽히 오가는 대사를 통해 각자의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선뜻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두 사람 사이의 위태한 줄다리기가 극에 달하고, 마지막에 이르러 영화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내던진다.

돈과 신앙 사이에서 목사가 느끼는 모순과 갈등, 자아와의 끝없는 싸움은, ‘종교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외부의 압력과 내면의 도덕성이 충돌을 겪는 현실에 대한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다. 어두운 조명과 영화 속 격돌하는 두 감정이 잘 맞물리는 영화 <두 개의 선>은 2016 제6회 CSFF 충무로단편영화제에서 조명상을 받았다.

 

메인 이미지 <두 개의 선>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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