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속한 영화들은 종종 블랙 코미디라는 넓은 의미의 장르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는 ‘부조리 영화’(Absurdist films)라 불리는 서브장르를 형성하였다. 이들은 오래 전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1942)로 대표되는 부조리 문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연극과 영화로 영역을 넓혀 서브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자신의 독창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작가 겸 감독들은 자신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부조리 영화를 만들었으며, 이들은 모두 작품성 짙은 각본과 명배우들이 명연기를 선보인 영화로 칭송을 받았다. 이들 영화에는 부조리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독특하고 비정상적인 캐릭터가 등장하여 부조리한 상황을 경험하고 연출한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부조리 영화의 대표작 넷을 선정하였다.

 

<더 랍스터>(The Lobster>(2015)

영화 <송곳니>(Dogtooth)로 유명해진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Yorgos Lanthimos) 작품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 영화에는 미래 어느 호텔에서 45일 동안 지내면서 배우자를 찾지 못하면 자신이 선택한 동물이 되어야 하는 기이한 세계관이 펼쳐진다. 콜린 패럴(Collin Ferrell)과 레이첼 와이즈(Rachel Weisz)가 출연하여 열연을 펼쳤으며, 로튼토마토 87%의 호평을 받아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상업적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보여, 4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박스오피스에서 1,8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선전하였다.

영화 <더 랍스터> 예고편

 

<버드맨>(Birdman, 2014)

멕시코의 명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가’의 작품으로, 자신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한물간 할리우드 배우 이야기다. 실제로 배트맨으로 출연한 적 있는 마이클 키튼(Michael Keaton)이 극중 과거에 ‘버드맨’이라는 슈퍼히어로 역을 맡았던 주인공 ‘리건’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평론가들에 따라 다양한 장르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을 정도로 해석이 분분하며, 로튼토마토 91%의 호평과 함께 1억 달러가 넘는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했다. 아카데미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을 받아 그 해 최고의 영화가 되었으며, 마이클 키튼은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 <버드맨> 예고편

 

<위대한 레보스키>(The Big Lebowski, 1998)

코엔 형제의 부조리 코미디 영화로, 엽기적인 등장인물과 독특한 대사, 초현실적인 판타지 장면들, 그리고 복잡하게 뒤얽힌 이야기 구조로 유명하다. 개봉 당시 로튼토마토 80%의 평가와 4,70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선전했으며, 컬트 클래식 영화로 추앙을 받아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레보스키 페스티벌(Lebowski Fest)이 열리기도 했다. 주인공 ‘두드’(Dude)는 할리우드의 ‘화이트 러시안’을 즐겨 마시는 괴짜 프로듀서 제프 다우드(Jeff Dowd)에게 영감을 받았으며, 베트남 참전용사 출신인 코엔 형제의 친구도 캐릭터 설정에 참조하였다. 볼링 문화를 포함하여 1960년대 전후의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설정했으며, 대부분의 캐릭터와 배경음악도 당시 인물과 음악에서 따왔다.

영화 <위대한 레보스키> 예고편

 

<아메리칸 뷰티>(1999)

런던 웨스트엔드의 연극 무대에서 뮤지컬로 이름을 날린 샘 멘데스(Sam Mendes) 감독의 영화 데뷔작으로, 후일 드라마 <식스 피트 언더>(Six Feet Under)를 쓴 극작가 앨런 볼(Alan Ball)이 시나리오를 썼다. 케빈 스페이시가 중년의 위기를 맞아 딸의 친구와 상상 속의 사랑에 빠지는 무기력한 가장 ‘레스터’ 역을 맡았다. 붉은 장미 위에 누워있는 여인의 포스터로 유명하지만, 주인공의 상상 속 장면일 뿐이다. 이 작품은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는 삶의 공허함을 다루고 있으며, 평론가마다 다른 장르로 분류되는 걸작 중의 하나다. 이 영화는 3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여 그 해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을 받았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