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또는 문화적 특징으로 인해 사회 주류 집단에서 배제되고 차별받는 소수를 일컫는 말, 사회적 약자. 보통 사람들은 이들을 대할 때 대체로 무신경한 태도를 보이거나, 때로는 편견을 갖고 제멋대로 평가하기도 한다. 아래 소개할 두 단편은 장애인과 노숙자를 포함한 우리 주변의 모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반신 장애를 가진 여학생이 느끼는 절망감과 한 노숙자 여성의 내면에 잠재된 아름다움을 들춰보는 영화, <인어공주>와 <은미>를 보자.

 

<인어공주>

2013ㅣ감독 이규성ㅣ8분ㅣ출연 조호인, 강성한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고등학생 공주는 또래 친구들이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열등감을 느낀다. 결국, 휠체어를 탄 채로 에스컬레이터에 오른 공주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자신의 두 발로 자유롭게 걷고 싶은 한 여학생의 절실한 바람과 반대로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는 양가 감정을 섬세하고 집요하게 드러낸다. 엘리베이터 손잡이를 꽉 쥔 공주의 가냘픈 두 손과 불안한 시선은 보는 이의 안타까움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하반신 장애를 가진 공주처럼, 누구나 하나쯤 갖고있는 결핍과 해소할 수 없는 열등감을 마주하게 하는 영화 <인어공주>는 2013 DAIFF 청춘영화제를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 상영되며 보는 이의 심금을 울렸다.

단편영화 <인어공주>

 

<은미(隠美)>

2016ㅣ감독 장형규ㅣ3분ㅣ출연 정민희, 김동찬

공원을 산책하며 가을을 만끽하는 여자가 있다. 낙엽이 예쁘게 물든 거리를 걷던 여자는 골목에 버려져 있는 화분 속 꽃을 발견하고 다가가 향기를 맡는다. 그 순간 한 남자가 그에게 다가와 다짜고짜 욕을 하며 시비를 거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영화는 거지나 노숙자, 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들도 내면에 그들만의 아름다운 세상이 존재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메시지를 담담히 던진다. 다만 우리가 자신만의 잣대로 그들을 평가하고 판단할 뿐이다. 보고 나면 숨은 아름다움, ‘은미’라는 제목의 의미가 한층 깊숙이 다가온다. 사회적 약자들 내면의 아름다움이 타자에 의해 짓밟히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영화는 2017 미드나잇 웹드라마 스타트업 작품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단편영화 <은미>

 (메인 이미지 출처- <인어공주>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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