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뮤지션으로 자리잡은 재즈 색소포니스트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과 피아니스트 로버트 글래스퍼(Robert Glasper)가 다양한 힙합 뮤지션과 협업하는 슈퍼 트리오 디너 파티(Dinner Party)가 두 번째 앨범 <Enigmatic Society>을 4월에 발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을 연결한 래퍼 겸 프로듀서 테라스 마틴(Terrace Martin)이 정규 멤버로 트리오를 함께 구성했고, 펠릭스(Phoelix), 앤트 클레몬스(Ant Clemons), 나인스 원더(9th Wonder), 탱크(Tank), 아린 레이(Arin Ray)와 같은 인기 래퍼가 보컬 게스트로 힘을 보탰다. 모두 9곡으로 구성한 앨범 트랙 중 아린 레이가 피처링 한 ‘For Granted’를 먼저 발표하여 홍보를 시작하고, 코첼라 뮤직 앤 아트 페스티벌에 나섰다.
이들의 협업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배경에는 테라스 마틴과 로버트 글래스퍼가 있었다. 두 사람은 루키 시절인 1996년, 어느 재즈 음악 캠프에서 만나 친구가 되었고 최근에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R+R=NOW’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런던에서 공연하면서 또 다른 슈퍼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런던에서 돌아오자 마자 테라스 마틴은 고등학교 시절 함께 밴드를 결성했던 친구 카마시 워싱턴을 불렀고, 힙합 프로듀서인 나인스 원더(9th Wonder)까지 끌어들여 4인조 슈퍼 밴드를 결성한 것이다. 네 사람은 2019년 말부터 활동에 들어가 자연스레 밴드 이름이 된 첫 EP <Dinner Party>(2020)를 발표했다. 앨범 커버는 카마시 워싱턴의 친동생인 비주얼 아티스트 아마니 워싱턴(Amani Washington)이 네 명의 멤버와 각자의 악기를 표현하여 그린 것이다.
데뷔 앨범 <Dinner Party>(2020)는 나오자마자 빌보드 차트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 부문 1위에 올라섰고, 재즈 앨범 순위는 2위, 전체 앨범 순위는 55위에 올랐다. 시카고에서 인기 상승 중인 래퍼 펠릭스를 피처링 한 두 곡 ‘Freeze Tag’와 ‘Sleepless Nights’를 싱글로 냈는데, ‘Free Tag’는 당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에 영향을 받았다. 싱글 ‘Freeze Tag’의 첫 문장부터 “그들은 나에게 손을 머리 뒤로 올리라고 했는데, 내 생각엔 사람을 잘못 짚었네요. 그들은 내가 움직인다면 나를 총으로 쏘아 죽였을 거예요”라는 가사로 경찰의 과다한 공권력 남용을 비난한다.
새 앨범 <Enigmatic Society>(2023)를 낸 트리오 멤버 카마시 워싱턴, 로버트 글래스퍼, 테라스 마틴은 공교롭게 켄드릭 라마의 랜드마크 앨범 <To Pimp A Butterfly>(2015)에 참여했던 멤버들이다. 이들은 요절한 힙합 프로듀서 제이 딜라(J Dilla)의 음악에 열광했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찾았고, 켄드릭 라마의 ‘These Walls’나 로버트 글래스퍼 익스페리먼트의 ‘Afro Blue’(Feat. 에리카 바두)와 같이 재즈와 힙합이 결합한 음악을 하고자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한 것이다. 이들은 4월 14일 앨범 발매에 이어 코첼라 페스티벌에 참석하고 그 다음 전미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