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CBS 방송사는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다섯 명의 비밀요원이 팀을 이뤄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을 수행하는 스파이 드라마를 출범했다.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의 시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5전선>이란 동떨어진 제목으로 방영된 이 드라마는 일곱 시즌 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에미는 8차례, 골든글러브는 3차례 수상했다. 1988년에는 왕년의 배우들이 출연한 두 시즌의 리메이크작을 방영했으나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으며, 당시 CBS와 같은 계열이던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1994년부터 톰 크루즈를 원톱으로 내세운 블록버스터 영화로 전선을 옮겼다. 이제까지 모두 6편을 제작한 영화 시리즈는 약 35억 달러(약 4조원)를 벌어들인 초대형 프랜차이즈로 발전했으며, 올해 7월 일곱 번째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50여 년에 걸쳐 일곱 시즌의 인기 드라마에서 여섯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이어진 <미션 임파서블>에는 여러가지 재미난 요소들이 있는데, 이들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간추려 보았다.

* 줄거리에 관한 스포일러가 일부 있습니다.
영화 <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 Part One>(2023) 예고편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기원

작가 겸 제작자 브루스 겔러(Bruce Geller)는 영화 <Topkapi>(1964)에서 전문가로 구성되어 왕궁의 보석을 터는 강도단에 착안하여 이를 스파이 팀에 응용했다. 고도의 전략을 짜는 팀장 ‘댄 브릭스’ 산하에 미모의 패션 모델 ‘시나몬 카터’, 분장과 연기에 능한 배우 ‘롤린 핸드’, 모든 기기와 장치에 능한 기술자 ‘바니 콜리어’, 역도 선수 출신의 싸움꾼 ‘윌리 아미티지’로 다섯 명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위장한 신분으로 지내다가 팀장의 호출에 모여 임무를 수행하고는 다시 자신의 위장 본업으로 돌아간다. 그들이 누구를 위해서 일하며 어떤 조직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타겟은 적국의 고위관료나 부패한 거부, 또는 마피아 보스 등 실로 다양하다. 전반 세 시즌 동안 미모를 앞세운 팜므파탈 ‘시나몬 카터’를 연기한 바바라 베인(Barbara Bain)은 3년 연속 에미상을 받았다.

TV <미션 임파서블> 인트로(1969)

 

자동 파괴되는 테이프 메시지

두 번째 시즌부터 ‘댄 브릭스’ 대신 팀장이 된 ‘짐 펠프스’(피터 그레이브스)는 홀로 접선 장소에 나타나 녹음 테이프를 들으며 동봉된 사진을 본다. 테이프에 녹음된 상급자의 메시지에는 팀이 수행해야 할 구체적 임무가 담겨 있으며, 마지막에는 언제나 두 가지의 상투적인 문구가 따라온다. “팀원 중 누구라도 체포되거나 살해되는 경우, 본부(The Secretary)는 그에 관한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연관성도 없다며 부인할 것” 그리고 “이 테이프는 5초 내에 자동 파괴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실제로 5초 후에 테이프는 연기와 함께 모든 내용이 지워진다. 이 메시지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2>(2000)의 오프닝 장면에 다시 등장한다. 새로운 팀장이 된 ‘에단 헌트’(톰 크루즈)의 유명한 암벽 등반 신에서 헬리콥터가 발사한 특수 안경에서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여기에도 두 가지의 동일한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TV 시리즈 <Mission Impossible>에서 임무를 수령하는 짐 펠프스
영화 <Mission Impossible 2>의 암벽 등반 신

 

TV와 영화를 잇는 연결고리

시리즈 일곱 시즌 동안 기술자 ‘바니 콜리어’(그렉 모리스)와 어깨 ‘윌리 아미티지’(피터 루퍼스)는 한번도 빠지지 않고 연속 출연했고, 팀장 ‘지미 펠프스’ 역의 피터 그레이브스 역시 두 번째 시즌부터 마지막 시즌까지 고정 출연했다. ‘롤린 핸드’ 역을 맡았던 성격파 배우 ‘마틴 랜다우’는 함께 출연한 바바라 베인과 결혼하였고, 그 후 승승장구하여 영화 <Ed Wood>(1994)에서 오스카를 수상했다. 영화에 새롭게 합류한 에단 헌트는 최강의 요원인데, 지미 펠프스 역시 첫 번째 영화에도 등장하여 이야기의 연속성을 갖춘다. 영화 속의 지미 펠프스는 나이 70대에 이른 배우 피터 그레이브스 대신 존 보이트(John Voight)가 맡았다. 존 보이트가 연기한 지미 펠프스는 마지막 떼제베 열차 장면에서 조직의 배신자로 밝혀지게 되고, 이를 밝혀내 배신자를 제거하는 젊은 요원 에단 헌트가 새로운 영웅으로 등장하는 스토리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1994)의 하이라이트, 떼제베 열차 장면

 

<미션 임파서블>의 상징이 된 주제곡

성냥으로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오프닝 신에 삽입되는 <미션 임파서블> 주제곡은 처음 소개된 1966년부터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였다. 특히 웅장한 타악 소리는 마치 영화의 박진감을 사전에 예고하는 듯하여 관객들을 흥분과 기대감에 젖게 했다. 이 곡을 만든 아르헨티나 출신 영화음악가 랄로 쉬프린(Lalo Schifrin)은 1968년에 그래미상을 수상하였다. TV에서 영화로 넘어가면서 주제곡은 그대로 사용되었으나, 영화를 맡은 감독과 음악감독들의 개성에 따라 색다른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었다. 첫 영화의 주제곡은 U2 멤버인 아담 클레이튼(Adam Clayton)과 래리 멀런 주니어(Larry Mullen, Jr.)가 함께 편곡했는데, 미국과 영국의 싱글 차트에서 7위에 올랐고 싱글은 50만 장 이상 판매되어 영화의 인기를 견인하기도 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1~6편 주제곡과 오프닝 장면(1996~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