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철없는 엄마 ‘조지아’와 열 다섯 살의 예민한 딸 ‘지니’는 마치 <길모어 걸스>(2000~2006)의 ‘로렐라이’와 ‘로리’ 모녀를 닮았다. <길모어 걸스>가 높은 인기를 누리며 틴 드라마의 클래식으로 남았던 것처럼, <지니&조지아> 역시 넷플릭스 드라마 톱에 오르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21년 2월에 나온 첫 시즌 10개 에피소드는 넷플릭스에 올라온 후 28일 동안 5,200만 명이 시청하였으며, 올해 1월에 소개된 두번째 시즌 10편도 곧바로 차트 톱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10대 청소년의 성장 드라마에다 미스터리와 로맨스 요소까지 더해 화제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최신 트렌디 드라마 답게 민감한 인종과 젠더 이슈를 건드리며 여러 논란을 낳았는데, 이 중 세 가지를 살펴보았다.

드라마 <지니&조지아> 시즌 2 예고편

 

넌-바이너리(Non-Binary)

전학을 간 학교에서 처음 만난 이웃집 친구 ‘사라’는 자신이 게이라고 밝히며 ‘지니’에게 성적 지향성을 확인하는 질문을 던졌다. 게이, 스트레이트 외에 넌-바이너리 여부를 묻는데, 여기서 ‘넌-바이너리’란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을 거부하고 제3의 성별 또는 양쪽 모두 지향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젠더퀴어’(Genderqueer), ‘에이젠더’(Agender)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 개념이며, 무지개 깃발도 차별적으로 사용하여 독자적인 정체성을 추구한다. 일본에서는 엑스-젠더(X-gender)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넌-바이너리의 프라이드 플래그

 

Oppression Olympic

연인 사이로 발전한 아시안 혼혈남 ‘헌터’와 블랙 혼혈녀 ‘지니’가 말다툼을 벌이다가 예민한 인종 이슈로 번졌다. 이때 화를 참지 못한 ‘헌터’가 내뱉은 말 “Oppression Olympic”은 여성, 소수민족, 게이 등 마이너리티가 누가 더 억압받는 위치에 있는지 경쟁한다는 의미의 냉소적인 용어로, 1993년 여성운동가 엘리자베스 마르티네즈가 대담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이 장면에서 ‘헌터’는 급기야 ‘지니’에게 ‘트월킹’(Twerking) 댄스 동작을 잘하지 못한다며 블랙답지 못하다고 쏘아붙여서, 트위터에서 ‘헌터’와 드라마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헌터’와 ‘지니’가 다투는 문제의 장면

 

테일러 스위프트 경멸

첫 시즌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남자 문제를 추궁하는 엄마 ‘조지아’에게 ‘지니’가 “엄마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보다 더 빠르게 남자를 갈아치운다”며 대응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급기야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을 화나게 했다. 팬들은 이 장면이 여성혐호적이기도 하다며, 트위터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를 리스펙트하자”(Respect Taylor Swift)는 해시테그로 항의 운동을 조직하기도 했다. 이에 테일러 스위프트도 트위터를 통해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미스 아메리카나>(2020)도 함께 언급하면서 레이디 가가, 라나 델 레이 등 여성 가수들에 대한 경멸을 멈추라고 촉구한 바 있다.

Entertainment Tonight <Taylor Swift Slams ‘Deeply Sexist’ Ginny and Georgia jo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