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더욱 생각나는 가을 노래(Autumn songs)를 찾아보았다. 여러 곡이 있으리라 예상되지만 대표성이 있는 곡들을 추리면 그리 많지 않을 지도 모른다. 장르마다 하나씩 여섯 곡을 꼽았다.

 

Earth Wind & Fire ‘September’(1978)

가을 노래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댄스곡 ‘September’는 1978년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알앤비 차트 1위, 핫100 차트 8위, 영국 차트 3위에 올랐으며, 컴필레이션 앨범 <The Best of Earth, Wind & Fire, Vol. 1>(1978)에 수록된 어스 윈드 앤 파이어(EW&F)의 시그니처 송이다. 2016년에 생을 마친 창단 멤버이자 리더인 모리스 화이트(Maurice White)가 동료들과 함께 만든 곡인데, 그에 따르면 사실 가사에 나오는 9월 21일은 아무런 의미없이 임의로 붙인 날짜이며 후렴구로 자주 등장하는 ‘바디야’(Ba-Dee-Ya) 역시 즉흥적으로 지어낸 단어라고 한다.

 

Neil Young ‘Harvest Moon’(1992)

포크 음악의 대부 닐 영의 열 아홉 번째 앨범 <Harvest Moon>의 타이틀 트랙으로, 가을 노래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곡이다. ‘Harvest Moon’은 해가 지자마자 바로 밝게 뜸으로써 추수하는 농부들에게 도움을 주는 보름달을 가리키며, 통상 9월 9일부터 11일 사이에 볼 수 있다. 당시 아내였던 페기 영(Pegi Young)에게 바친 곡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바에서 남편과 춤을 추기도 했다. 이 곡은 영국에서 싱글로 발매되어 20만 장을 판매했으며, 앨범으로는 미국에서 200만 장을 판매하여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니콜라트 라슨, 제임스 테일러 등 동료 포크 가수들이 백보컬로 참여하였는데, 이 곡에는 그래미 11회 수상의 정상급 가수 린다 론스태드(Linda Ronstadt)가 코러스 보컬을 제공했다.

 

Guns N’ Roses ‘November Rain’(1991)

1985년에 결성된 6인조 하드록 밴드 ‘건즈 앤 로지스’의 세 번째 앨범 <Use Your Illusion I>에 수록되어 싱글 발매된 곡으로, 빌보드 3위에 올랐으며 30주 동안 톱10에 머물렀다. 록 장르에서는 보기 드물게 기승전결의 멜로디 라인을 구성하였고, 9분에 이르는 곡 길이는 당시까지 톱10에 오른 곡 중 가장 길었다. 9분 16초에 이르는 뮤직 비디오 역시 높은 제작비를 들였으며,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 수 19억 회를 넘었다. 보컬리스트인 액슬 로즈(Axl Rose)와 함께 출연한 여성은 당시 그의 연인이었던 인기 패션모델 스테파니 시모어(Stephanie Seymour)다.

 

Ella & Louis ‘Autumn in New York’(1957)

미국 브로드웨이의 작곡가 버논 듀크(Vernon Duke)는 1934년 여름에 홀로 코네티컷주의 한적한 항구 도시 웨스트포트(Westport)를 여행하다가 상념에 젖어 뉴욕의 가을을 상징하는 멜로디를 떠올렸다. 이 곡은 ‘April in Paris’에 이어 계절과 도시를 상징하는 그의 두 번째 곡이 되었는데, 수많은 가수들이 불러 뉴욕을 상징하는 곡이 되기도 했다. 여러 버전으로 커버되었는데 이 가운데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이 듀엣으로 녹음한 세 장의 앨범 중 두 번째인 <Ella and Louis Again>(1957)에 수록한 곡이 가장 유명하다.

 

Coldplay ‘Yellow’(2000)

1998년에 결성된 얼터너티브 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데뷔 앨범 <Parachutes>(2000)에 수록한 곡이다. 데뷔 초기 밴드의 인기를 세계로 확산하는 데 기여하였다. ‘Yellow’의 의미가 ‘겁쟁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밴드의 리더 크리스 마틴은 스튜디오에서 전화번호부(Yellow book)를 보고 즉흥적으로 채택한 단어로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을과의 연관성도 뚜렷이 찾을 수 없지만, 음반이 미국에 출시된 후 ABC 방송국의 가을 프로모션의 테마 곡으로 채택되어서인지 가을 노래의 플레이리스트에 자주 오르는 곡이 되었다.

 

Antonio Vivaldi ‘Autumn’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작곡가 비발디는 사계절을 소재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다. 가을 역시 다른 계절과 마찬가지로 세 악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수확과 축제를 묘사하듯이 경쾌한 멜로디로 구성되었다. 축제를 묘사한 1악장과 사냥을 묘사한 3악장의 선율은 오늘 날 여러 분야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어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이다. 영상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는 독일 출신의 율리아 피셔(Julia Fischer)로, 영국의 클래식 라디오 FM전문가 선정 역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25인 중 한명으로 선정된 명연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