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태어나 시카고에서 뮤지션 생활을 시작했으며, 시카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오랫동안 호스트를 맡았던 시카고의 터줏대감 재즈 피아니스트 램지 루이스(Ramsey Lewis)가 지난해 9월 12일, 시카고에서 87년의 생을 마감했다. 그는 스윙 재즈의 열성적인 팬이었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네 살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1950년대부터 자신의 피아노 트리오를 결성하여 직업적인 뮤지션이 되었다. 하지만 그를 성공으로 이끈 세 곡의 히트곡 ‘The In Crowd’, ‘Hang on Sloppy’, ‘Wade in the Water’는 재즈와 팝(Pop)의 경계선에서 알앤비(R&B)와 댄스로 건너뛴 크로스오버 곡이었다. 세 곡의 싱글 모두 경쾌한 댄스 리듬의 곡으로 재즈 장르로는 드물게 100만 장 이상 판매되어 골드를 기록하였으며, 그에게 세 번이나 그래미 상을 안겼다. 그의 재즈 인생을 상징하는 세가지 키워드를 알아보았다.

 

알앤비 차트에 오른 재즈 뮤지션

그의 뿌리는 스윙 재즈였으며 피아노 트리오 형식으로 연주했지만, 그가 1960년대에 작곡하고 연주한 히트곡들은 알앤비(R&B) 차트에서 더 높이 랭크되었다. 가장 유명한 그의 히트곡 ‘The In Crowd’(1965)는 그래미 재즈 연주상을 받았지만, 싱글로 출반되어 팝 차트에서 5위, 알앤비 차트에서 2위에 올랐다. 동명의 앨범 역시 알앤비 차트 톱에 올랐으며, US 앨범 차트에서 2위까지 올라갔다. 그가 생전에 낸 80여 장의 앨범과 30여 곡의 싱글 대부분 빌보드 팝 차트와 알앤비 차트에 올랐는데, 이런 현상은 198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이에 따라 그는 재즈 피아니스트였음에도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다.

램지 루이스 트리오 ‘The In Crowd’ 라이브 영상(1973)

 

EW&F의 모리스 화이트와의 인연

‘The In Crowd’가 높은 인기를 누리자 그는 계속해서 팝과 알앤비 취향의 앨범을 계속 발매했다. 1966년에 피아노 트리오의 베이시스트와 드러머가 탈퇴하자 새로운 멤버로 트리오를 구성했는데, 이때 드러머로 영입된 인물이 후일 대중 음악의 판도를 바꾼 펑크 밴드 ‘어스, 윈드 & 파이어’(EW&F)를 창단한 모리스 화이트(Maurice White)다. 그는 자신의 밴드를 창단하게 되는 1969년까지 램지 루이스 피아노 트리오의 드러머로 있으면서 꽤 많은 앨범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가 램지 루이스와 함께 한 첫 앨범 <Wade in the Water>(1966)은 알앤비 앨범 차트 2위에 올랐으며, 수록곡 ‘Hold It Right There’는 그래미 알앤비 부문 최고 연주상을 받았다.

앨범 <Wade in the Water>(1966)에 수록한 ‘Hold It Right There’

 

시카고를 대표하는 재즈 명사

램지 루이스는 1980년대에 들어 키보드를 내려놓고 어쿠스틱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주류 취향에 가까운 재즈 연주로 돌아왔다. 1990년대에는 라디오 프로그램 <Legends of Jazz>나 <Ramsey Lewis Morning Show>의 호스트를 맡으면서 시카고 시민들에게 친숙한 재즈 명사가 되었다. 그는 TV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하였고, 재즈 페스티벌의 아트 디렉터로, 어린이를 위한 재즈 교육 프로그램의 교육자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근래에는 시카고의 로욜라(Loyola) 대학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시카고 재즈 오케스트라의 이사회 멤버로 재직하는 등 시카고의 재즈 음악을 대표하는 명사였다.

그의 히트곡 ‘The In Crowd’나 ‘Hang on Sloopy’는 당시 댄스 곡으로 인기있었다.

 

램지 루이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