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흘러가버린 추석 연휴,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어느덧 먼 일이 되어버린 여름날 인천 펜타포트의 뜨거웠던 열기가 기억을 스친다. 코로나19로 인해 웅크렸던 지난 몇 년의 에너지를 다 쏟아낸다는 듯했던 시간이. 곳곳에서 들려오는 가을 페스티벌 소식은 그 여름에 동참하지 못한 아쉬움 아니면 이를 다시 돌이키고 싶은 그리움, 벌써 한 해의 끝으로 달려가는 순간들을 붙잡게 한다. 이미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혹은 미처 챙기지 못한 곳곳의 음악 축제들을 소개한다.

 

 

열아홉 번째 가평 X 재즈, 본모습으로 돌아온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록 페스티벌에는 록이, 재즈 페스티벌에는 막상 재즈가 없다는 말이 무성한 요즘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장르 음악 페스티벌로서 전통과 정체성을 꾸준히 지켜가는 무대들이 있다. 국내 재즈 페스티벌로는 어느덧 19번째 축제에 이른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매년 꾸준히 역사를 이어왔지만, 한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초청하기 어려웠던 해외 뮤지션들이 모처럼 대거 한국을 찾는다.

재즈미어 혼(Jazzmeia Horn), 조이 알렉산더(Joey Alexander) 등 젊은 재즈의 빛나는 재능과 가능성을 담고 있는 20대, 30대 스타부터 은두두조 마카티니(Nduduzo Makhathini), 아비샤이 코헨(Avishai Cohen) 등 그만의 사색적이고 이색적인 감성을 펼치는 40대, 50대 베테랑 연주자까지 두루 자라섬을 찾는다. 더불어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국내 재즈 보컬 신의 현재이자 미래 전송이와 재지한 색채의 무수히 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김현철, 그 밖에 국내 여러 아티스트와 국내 국제 교류 프로그램 콘셉트에 맞춰 올해 주빈국 스페인의 대표 영화와 아티스트들이 관객맞이를 준비 중이다.

재즈미어 혼 ‘Free Your Mind’ KEXP 라이브 영상

 

<제19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일시 2022년 10월 1일(토)~10월 3일(월)
장소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및 가평 일대
티켓 일반 1일권 6만 원, 2일권 10만 원, 3일권 12만 원 / 일부 무대 무료
문의 031-581-2813~4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홈페이지

 

참여아티스트

10/1 Jazzmeia Horn, Nduduzo Makhathini Trio, 김현철, 하드트리오, 이지혜 트리오(feat. 전송이), 겨울에서봄, Joana Gomila & Laia Vallès, 조해인 퀸텟, 용투더썬, Manuel Gutiérrez, 욘
10/2 Joey Alexander Trio, Pianoforte, SHALOSH & Daniel Zamir, Ester Rada, 뮤직그룹 세움, 재즈 인 검은사막, Berlin People, 이지민 퀄텟, 정수민 트리오, 아르코홀릭, Xavi Torres, Hans Nieswandt
10/3 Avishai Cohen Quartet, 2022 자라섬 비욘드 <덩기두빕 프로젝트>, Daniel García Trio, 딥마인드, Barencia, EABS, 스케치북 퀄텟, Bohemian Betyars

 

 

 

문화와 음악, 신구의 조화가 어우러진 주민 축제, 티페스타 통영

한산대첩의 승전지인 통영은 이로 인해 이순신과 관련한 지역 문화가 뿌리 깊다. 영화 <한산> 개봉 즈음하여 최근에는 지역 주민이 주체이자 수혜자가 되는 반세기 넘는 역사의 <제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를 펼치기도 했다. 물론 이번에 다섯 번째 개최를 맞이하는 ‘통영 티페스타(T-FESTA)’는 마찬가지로 주민이 만들어가는 축제이지만 그 의미와 콘셉트가 조금 다르다. ‘통영의 축제’, ‘T-FESTA’라는 이름 그대로 오래된 역사나 전통, 생활문화보다는 오늘 통영의 문화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다양한 장르 문화, 예술 문화를 아우른다.

이번 행사는 역시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축소했던 행사를 규모와 내용 면에서 확장해 영화 상영, 쟁쟁한 7개 강연, 9개 팀이 출연하는 뮤직 페스티벌 등 단순한 지역 축제 아닌 전국구 축제로서의 알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앞서 인디포스트에서도 소개한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 상영과 감독 장혜영의 강연, 하미나 작가의 <고통을 말하는 어떤 방법>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다루는 여러 강연과 함께 ‘남해안별신굿’과 ‘김한준 장구쇼’ 같은 전통 무대, 허클베리핀, 브로콜리너마저와 같은 이름만으로도 반가운 현재 진행형의 인디 신 선배부터 부산 밴드 보수동쿨러, 신인 원맨밴드로서 원초적인 사이키델릭을 재현한 콩코드 등 후배들이 함께한다.

허클베리핀 ‘눈’ 뮤직비디오

 

<제5회 티페스타 통영>

일시 2022년 9월 27일(화)~10월 2일(일)
장소 통영 서피랑 야외공연장, 리스타트 플랫폼, 통영시립박물관
티켓 1일권 5.5만 원, 2일권 8.8만 원(20%할인), 3일권 13.2만 원(20%할인) / 강연 티켓 1.2만 원(회차별) / 영화, 전시 무료
문의 카카오톡 ‘티페스타’

티페스타 통영 통합 링크

 

참여아티스트

9/30 남해안별신굿, 김목인, 보수동쿨러
10/1 시와, 김한준 장구쇼, 브로콜리너마저
10/2 콩코드, 다브다, 허클베리핀

 

강연

9/28 장혜영 '어른이 되면 그이후 이야기'
9/29 하미나 '고통을 말하는 어떤 방법'
9/30 최태섭 '한국, 남자는 왜?'
10/1 김다노 동화속 '나 다움 읽기', 은유 '잘 산다는 것의 정의를 새로 그리다'
10/2 남종영 '우영우와 남방큰돌고래 복순이', 최은영 '최은영 소설가와 소설읽기'

 

 

 

경주에서 만난 홍대, 황리단길 황남동 카니발

이태원 ‘경리단길’ 이후 무수히 많은 속칭 ‘-리단길’이 생겨나고 사라졌다. 이름은 달라도, 결국 골목마다 엇비슷해 보이는 가게와 상점들이 유행을 따라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까닭에 지역 재생은 도리어 무척 먼 이야기가 된다. 물론 이러한 와중에도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 곳들이 있다. 경주의 황리단길이 대표적이다. 앞서 그 일대에 자리한 유적지들을 바탕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콘셉트를 차용한 개성 있는 가게들이 들어서며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까지 꾸준히 사람의 발길이 닿는 일대의 가장 젊은 길이 되었다.

10월 9일 단 하루,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 일대에서는 도심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시간별로 거리 곳곳에서 참여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치는 특별한 시간이 펼쳐지는 것. 넉살과 까데호, 불고기디스코, 권나무, 빈센트블루, 타이거 디스코 등 메이저와 마이너, 갖가지 장르를 불문하고 신의 최전선에서 있는 아티스트는 물론, 혼즈, 밴드 기린, 종코, 동영 등 경북과 경남 일대 지역 신에서 활약하는 신선한 얼굴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경주 여행 속에서 즐길 수 있는 풍요와 황리단길의 낭만, 이날 하루 홍대 부럽지 않은 열기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모든 공연은 무료다.

빈센트 블루 ‘무덤까지 가져가’ 뮤직비디오

 

<STAY.G 054 X 황남동 카니발>

일시 2022년 10월 9일(일) 오후 2시~10시
장소 경주 황남동 일대 (각 공연 장소는 경북음악창작소 인스타그램 참조)
티켓 무료

경북음악창작소 인스타그램

 

참여아티스트

종코, 권나무, 동영, 빈센트블루, 혼즈, 불고기디스코, 밴드 기린, 넉살X까데호, 타이거 디스코

 

 

메인 이미지 2016년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현장 사진 ©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