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6분 길이의 이 캐나다 단편 영화의 제목은 ‘야수’(Wild beast)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Fauve>(2018)다. 어린 소년 ‘타일러’와 ‘벤자민’은 한적한 야외에서 버려진 기차와 채석장을 돌아다니며, 곤경에 빠진 척하면서 상대를 속이는 놀이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벤자민이 혼자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모래 늪에 빠지게 되면서, 두 소년의 천진난만한 놀이터는 순식간에 냉혹한 현실의 자연 세계로 뒤바뀐다.

이 영화는 2018년 선댄스 영화제에 선을 보이며 특별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이듬해 아카데미영화제 최종 후보작으로 올랐으나 인종 문제를 다룬 <Skin>에 영광을 돌렸다. 그리고 180여 영화제에서 상연되어 90여회 수상하여 최고의 단편영화로 손꼽힌 바 있다.

단편영화 <Fauve>(2018)

캐나다의 신예 제레미 콩트(Jeremy Comte) 감독은 영화학교 졸업 후 뮤직비디오와 단편 기록영화를 만들다가 <Fauve>로 단연 주목받는 감독으로 부상했다. 그가 캐나다 퀘벡에서 보낸 유년기를 회상하면서 이 작품을 기획했다.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한 놀이 문화와 대화에서 성인이 되면 맞닥트려야 하는 자연의 힘, 운명, 사회의 규칙 등을 시사하였고, 영화에 두 차례 등장하는 야생의 여우는 사회의 냉혹한 이면을 암시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상영되어 두 소년의 연기나 영화의 심미적 관점에 대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제레미 콩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