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을 뜨겁게 만든 SF 걸작이자 아놀드 슈왈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각인한 영화 <프레데터(Predator)>. <에이리언>(1979~) 시리즈의 에이리언과 함께 탄생한 이 가공할 만한 우주 괴물 캐릭터 프레데터는 지금까지 2편의 속편과 <에이리언 vs. 프레데터>(2004)라는 복합 속편으로까지 그 존재를 이어왔다. 현재 20세기 폭스사에서 2018년 개봉 예정인 신작을 제작 중이며, 캘리포니아 주지사에서 퇴임한 후 다시 배우로 복귀한 슈왈제네거의 출연 여부가 관심거리다. 오리지널 영화 <프레데터>의 후반부에 강력한 우주전사 캐릭터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을 다시 감상해 보자.

영화로 유명해진 <프레데터> 캐릭터는 할리우드의 저명한 특수효과 전문가 스탄 윈스톤(Stan Winston)의 작품으로 영화, 게임, 코믹 등에서 광범위하게 프랜차이즈로 활용되고 있다. 1985년에 출판한 소설 <헌터>에서 모티브를 따와, 첨단 테크놀로지와 잔혹한 사냥 기술로 무장한 강력한 우주 괴물로 탄생했다.

Stan Winston School에서 프레데터의 분장용 마스크와 갑옷을 제작하는 모습 

만약 오리지널 <프레데터>처럼 현대의 게릴라전이 배경이 아니라 오래 전, 가령 중세의 기사가 활약하던 시대 또는 2차 세계대전 중 미군과 일본군이 전투하던 태평양의 무인도에서 그들과 마주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여러 상황을 가정해 만든 다양한 팬 필름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다. 그중에는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난 뛰어난 작품들도 있는데, <Predator: Dark Ages>는 530만, <Untitled Predator Fan Film>은 740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인 수작이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십자군 기사와 사라센이 등장하는 <Predator: Dark Ages>
태평양 전쟁을 배경으로 살아남은 미군과 일본군이 협력하여 프레데터를 물리친다는 설정의 팬 필름 <Untitled Predator Fan Film> 

두 편 다 할리우드 입성을 노리는 예비 감독들의 작품이다. <Predator: Dark Ages>의 제임스 부쉬(James Bushe) 감독은 이 작품으로 트라이시티 국제 영화제에서 Best Fan Film 상을 받았고, 현재 첫 장편영화를 제작 중이다. <Untitled Predator Fan Film>을 만든 켄지 다우티(Kenji Doughty)는 하와이에 사는 아마추어 감독으로 단돈 500달러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3일 만에 이 영화를 촬영했다고 한다.

그런데 팬 필름을 만들 경우, 저작권 침해로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소송을 걸지 않을까? 한때 저작권을 침해한 팬 필름을 강력하게 규제하던 때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유연하게 허용하는 것이 할리우드 추세라고 한다. 1970년대 말부터 <스타 트렉(Star Trek)>, <스타워즈(Star Wars)> 같은 SF 시리즈의 캐릭터 인기에 힘입어, 이제는 팬 필름 어워즈(Fan Film Awards)까지 열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