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캘리포니아 대학(USC) 재학 중에 만든 곡 ‘Remember Me’가 입소문을 타며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자 학교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나선 여성 싱어송라이터 우미(UMI). 이 곡은 유튜브에서 3,400만 조회 수를 넘어섰고, 스포티파이에서 1억 회의 스트리밍을 넘어선 지 오래다.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자신이 만든 노래를 발표해 어느덧 다섯 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 앨범 <Forest in the City>(2022)를 공개하며 팬덤을 쌓았다. 스포티파이에는 매월 300만 명 이상의 팬들이 몰리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직접 촬영한 뮤직비디오와 영상을 올리며 56만 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편안한 멜로디와 깔끔한 목소리를 가진 그의 음악을 로파이(Lo-fi) 또는 베드룸 알앤비(Bedroom R&B)로 분류하는데, 이제는 해당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 위상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Remember Me’(2018) 뮤직비디오

20세기 마지막을 앞둔 1999년에 출생한 그는, 미국 시애틀에서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피아노를 치는 어머니와 드럼을 치는 아버지를 둔 음악적 환경에서 자라나 다섯 살부터 창작의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사운드 클라우드’와 유튜브에 올렸고,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 다닐 때는 다섯 곡의 싱글을 올려 스포티파이의 <Fresh Finds Best>(2017) 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첫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Remember Me’의 뮤직비디오에는 다양한 커플이 등장해 성적 다양성에 관한 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예명으로 쓰는 우미(UMI)는 본명 티에라 우미 윌슨(Tierra Umi Wilson)의 미들 네임으로, 일본어로 ‘바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UMI ‘Love Affair’(2019)

네 번째 EP <Introspection>(2020)에는 새로운 시도를 곁들였다. EP에 수록한 여섯 곡의 메시지에 맞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하나의 영화 형식으로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Introspection-The Movie>라는 15분 길이의 영상에서 우미 역시 출연자의 한 사람으로 등장하여, 자신의 내면과 사람들의 관계를 담은 스토리를 영상으로 표현하였다. 우미가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동성 친구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성을 커밍아웃 하거나 과거의 실패한 관계에 대한 회한 등 복잡한 내면 감정을 담았다. 우미의 대학 동창생인 조슬린 우즈(Jocelyn Woods) 감독은 우미에게 여섯 곡을 작곡한 장소와 곡을 쓰게 된 의미 등을 물어보면서 우미와 함께 영상으로 풀어냈다.

UMI & Jocelyn Woods <Introspection-The Movie>(2020)

올해 5월에는 메이저 레이블을 통하여 데뷔 앨범 <Forest in the City>(2022)를 냈다. 여기에 수록된 열다섯 곡은 모두 5년 동안 틈틈이 만들어온 자작곡이다. 그 중 싱글로 발매한 ‘Moonlit Room’, ‘Whatever U Like’, ‘Sorry’ 세 곡은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로 감상할 수 있다. 그 동안 코난 그레이(Conan Gray) 같은 인기 가수들의 오프닝 무대에서 청중을 대했던 우미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공연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K-Pop 팬이며 K-Pop 음악을 영어로 번역하여 리메이크 하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음악을 창작하기를 좋아했지만 수많은 청중 앞에서 노래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며 자신의 무대공포증을 토로한 바 있다. 이제 데뷔 5년 차를 맞은 그가 무대에 대한 공포증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공적인 투어 데뷔를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UMI <Introspection> 라이브 영상(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