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 바캉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로 제11회를 맞는 ‘시네 바캉스 서울’에는 총 다섯 개의 섹션이 알차게 준비되어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시네필의 바캉스’부터 ‘존 카펜터 특별전’, ‘야쿠티아에서 온 영화’,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 ‘작가를 만나다’까지. 미리 정보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고전, 작가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엄선한 작품들이니 발길을 서두르자.

이미지=영화 <할로윈> 스틸컷

첫 번째 섹션. ‘존 카펜터 특별전: 어둠의 제왕’

폭력과 서스펜스를 다루는 데 있어 가장 재능 있는 감독으로 알려진 존 카펜터는 컬트 영화광들의 우상이다.이번 특별전에서는 호러 고전작으로 불리는 <할로윈>(1978)과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크리스틴>(1983) 등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친 카펜터의 대표작 여섯 편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 ‘시네필의 바캉스’

마르셀 레르비에의 무성영화 <비인간>(1924)부터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초기작 <차가운 물>(1994), 청춘에 대한 자크 베케르의 정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7월의 랑데부] 등 프로그래머가 직접 뽑은 12편의 추천작이 포진해 있다. 로버트 알드리치의 소름 돋는 심리 공포영화 <허쉬 허쉬 스윗 샬롯>(1964), 여성 총잡이가 주인공인 니콜라스 레이의 서부극 <자니 기타>(1954)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작.

세 번째 섹션. ‘야쿠티아에서 온 영화들’

러시아의 북동쪽에 있는 ‘야쿠티아 공화국’은 최근 매해 15편 정도의 장편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야쿠티아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길 잃은 사람들>(2015), 신화적 이야기를 시적인 영상으로 옮긴 <신의 말>(2015) 등 최신 영화 다섯 편을 상영한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작품을 만날 특별한 기회다.

이미지=영화 <크리피> 스틸컷

네 번째 섹션.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

인간의 소통이나 인류의 종말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장르영화 특유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이번 섹션에는 6년 전 일어난 '히노시 일가족 실종 사건’을 다룬 국내 개봉 예정 신작 <크리피>와 2015년 작 <해안가로의 여행>, 그리고 TV 드라마로 방영했던 작품을 극장용으로 다시 편집한 <속죄>(2012)를 상영한다.

다섯 번째 섹션. ‘작가를 만나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흥미로운 문제를 제기했던 작품 다섯 편을 상영하고, 이후 감독과의 대화를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아가씨>는 약 25분이 늘어난 확장판을 상영한 뒤 박찬욱 감독과 김태리 배우가 직접 참석하는 GV를 열 예정이다.

이미지=<뉴욕 탈출> 스틸컷

그 밖의 부대 행사로 강현주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하는 개막작 <뚜르누예의 집>(1928),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 <매드니스>(1995), <할로윈>(1978), <뉴욕 탈출>(1981) 세 편이 연달아 이어지는 심야 상영, 김곡 감독, 정지연 평론가 등이 참석하는 다섯 번의 시네 토크를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2016 시네 바캉스 서울’ 기간에는 영화 6편당 1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티켓 구매 시 ‘6+1’ 쿠폰에 도장을 알뜰히 챙기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2016 시네 바캉스 서울]

기간 2016년 7월 28일(목) ~ 8월 28일(일)
장소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가격 일반 8,000원, 단체/청소년/경로/장애인 6,000원, 관객회원 5,000원
문의 02-741-9782
홈페이지 및 시간표 [바로가기]

 

+ ‘시네 바캉스’를 더 알차게 즐기는 방법, 종로 노포 가이드

‘시네 바캉스’가 열리는 서울아트시네마는 종로에 있다. 서울의 중심답게 대물림에도 변하지 않는 맛을 자랑하는 노포들로 빼곡하다. 마침 영화도 봤겠다, 슬슬 배가 고프다면 오랜 시간 종로를 지켜온 가게들을 방문해보자.

1. 낙원동 유진식당

탑골공원 후문에는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맛집이 많다. 그중 유진식당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이들에게도 푸짐한 인심을 베푸는 곳이다. 국내산 한우로 우린 설렁탕 한 그릇이 고작 사천 원. 돼지기름으로 부친 고소한 녹두 지짐도 별미다. 착한 가격으로 소문난 평양냉면은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영업시간 10:30-22:00, 월요일 휴무
가격 설렁탕 4,000원, 물냉면 7,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낙원동 221 [지도보기]

2. 영춘옥

1943년 개업이래 올해로 73년째 이어져 오는 맛집. 쇠뼈를 고아 음식을 만드는 정통 서울 국밥집이다. 육수의 담백한 맛 덕분에 24시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메뉴는 곰탕과 해장국이지만, 소의 목뼈와 엉치뼈에 붙은 두툼한 살코기를 맛볼 수 있는 '따귀'는 이 집 최고의 술안주.

영업시간 연중무휴 24시간
가격 곰탕 8,000원, 해장국 7,000원, 뼈다귀 32,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돈의동 131 [지도보기]

3. 청진옥

1937년부터 3대째 물려오는 청진옥은 해장국의 원조라 불리는 곳이다. 종로 피맛골이 없어지면서 르메이에르 빌딩으로 이전했고, 최근 종로구청 앞에 신관을 새로 오픈했다. 맑은 국물에 선지와 양이 넉넉하게 들어가 있는 해장국은 비린내도 거의 없고 무엇보다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영업시간 청진본점(신관) 10:00-22:00, 르메이에르점 24시간
가격 해장국 10,000원, 동그랑땡 18,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진동 183-1
※ 르메이에르점: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가 24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1층

4. 만선호프

설리와 최자 커플이 데이트하는 모습이 포착된 이곳,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에 위치한 호프집이다. 국내 1위 생맥주 판매점의 영광을 20년 이상 누려온 만선호프는 우리나라 생맥주집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맛집. 저렴한 가격에 놀라고 푸짐한 안주에 한번 더 놀란다. 생맥주와 노가리로 무더운 하루를 시원하게 마무리하자.

영업시간 12:00~24:00, 명절 휴무
가격 노가리 1,000원, 땅콩 1,000원, 생맥주 3,000원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3가 95 [지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