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 마음속에만 담아놨던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고 싶을 때가 있다. 말로 하기엔 쑥스러울 테니 편지로 쓱 건네는 것을 추천한다.

혹자는 손으로 쓰기 전 워드에 먼저 적고 글로 옮긴다고 한다. 그만큼 편지에 담는 글은 조심스럽고 귀하다. 뱉은 말을 다시 주워담을 수 없듯이 엄선한 펜과 편지지에 적은 글자는 한 번 적으면 지울 수가 없다. 찍찍 긋는 것도 좋지만 어설픈 실수를 보여주기 부끄럽지 않은가. 한 글자 한 단어에 내 마음을 꾹꾹 욱여넣는다.

이런 귀한 말을 아무 데나 적을 수는 없다. 소중한 마음을 담은 소중한 편지이니, 그 글을 담을 종이도 심사숙고해서 고르는 것이 좋다. 편지지는 포장지다. 분홍색 편지지, 멋진 사진이 있는 엽서, 귀여운 일러스트가 있는 카드. 고르는 편지지마다 편지에 담긴 마음을 다르게 장식해준다. 마음을 더 예쁘게 보여줄 편지지를 골랐다.

 

눈이 가득 쌓인 겨울 위에 적는 글, Lappi 엽서집

핀란드의 최북단 라플란드의 여행 사진을 모은 엽서집이다. 눈의 나라, 겨울왕국이라는 칭호를 가진 라플란드의 눈 풍경이 잔뜩이다. 이 엽서집에서 새하얀 눈은 여러 색을 띤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 눈은 시리듯 청량하고, 하늘이 분홍, 보라색으로 물드는 해질녘 매직아워magic hour 의 눈은 찬란하다.

이미지 출처 - textureshop

앞면에는 사진, 뒷면에는 글을 적을 수 있는 공간과 사진의 제목이 있다. 마지막 엽서와 뒤표지 사이에는 책갈피로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 페이지가 있으며, 52장의 엽서 뒷면 오른쪽 위에는 각기 다른 모양의 눈꽃이 인쇄돼 있다.

찌는 듯 더운 여름에 시원한 겨울을 보여주고 싶거나 함께한 겨울을 기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편지지가 좋겠다. 새하얗게 가득 쌓인 눈 속에 둘만의 이야기를 묻어두자.

 

속마음을 내비칠 때, 연애

이미지 출처 - 29cm

‘부끄러운 감정도 스스럼없이 내비치는 연애와 닮은 편지세트입니다. 속이 비치는 트레싱지 종이로 편지지와 봉투를 제작했습니다.’ 편지지를 제작한 글월의 소개글이다.

이미지출처 - 글월 인스타그램

토씨도 빼놓지 않고 온전한 감정과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투명한 편지지에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편지지 덕분에 모든 언어가 더 투명하게 보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게 된다. 꼭꼭 숨겨뒀던 마음을 고백하고 싶을 때, 감정이 더 진실하게 전해지기를 바랄 때 이 편지지를 꺼내자.

 

다짜고짜 두괄식으로 메시지부터, mmmg 메시지 카드

OO에게.
안녕, 나 OO이야.

첫 인사 템플릿을 쓴 후 다음 문장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어떤 말을 어디서부터 꺼내야 할지 헤매다가 이거다 싶은 문장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MMMG의 메시지 카드는 표지에 메시지가 있어 하고 싶은 말부터 시작하는 두괄식 편지를 쓸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링크

‘Thank you’ ‘happy birth day’ ‘good luck’ 과 같은 간단하지만 꼭 하고 싶은 말 또는 ‘since I met you’ ‘can’t wait to see you’ ‘long time no see’처럼 더 풍부한 이야기를 꺼내줄 꼭지 같은 메시지가 적혀있다. 후자의 경우 편지를 쓸 생각도 없었는데 메시지 덕분에 편지를 쓰고 싶은 상대방이 떠오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링크

가장 추천하는 것은 'since I met you' 카드. 너를 만나고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네가 나한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친 대단한 사람인지, 그래서 그만큼 소중하다고 말할 수 있는 모처럼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음을, fracas studio

Creative stationery including handmade greeting cards using cassette tapes, vintage postage stamps and other found/funny objects.

미국인 'Nana'와 영국인 'Pat'이 65년 동안 통화를 하거나 만난 적 없이 주고받은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카세트테이프, 빈티지 우표 또는 재밌는 물건들로 유일무이한 카드를 만드는 fracas studio.

이미지 출처 - fracas studios

플로피 디스크, 카세트테이프, 코닥의 슬라이드 필름이 카드의 앞면에 붙어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편지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카세트 테이프의 경우 ‘you rock’ ‘have a rockin’ birthday!’ 등 카드마다 조금씩 다른 문구가 적혀있는데 슬라이드 필름 카드에는 ‘let’s make more memories together. happy birthday!’ 로 문구가 통일되지만 필름이 달라진다.

이미지 출처 - 콘란샵

슬라이드 필름은 보통 단색으로 보이는 필름과 다르게 빛에 비추면 색을 확인할 수 있어, 마운트라고 불리는 케이스까지 씌워주며 보관하는 아주 각별한 필름이다. 그 필름이 보여주는 장면은 단 하나뿐인데, 함께 추억을 만들자는 말까지 쓰여있다.
독특한 오브제와 그 문구에 ‘우와’하고 놀랄 상대방이 보고 싶을 때 추천한다.

 

Writer

좋아하는 것들을 쓴다. 좋아하는 이유를 열렬히 말하며 함께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