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배우와 TV 제작자로 연이어 성공한 조던 필(Jordan Peele). 뒤늦게 감독으로 변신하여,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제작과 감독을 겸한 영화 <겟 아웃>(2017)과 <어스>(2019)의 성공으로 어엿한 영화 버전 흥행 귀재로 떠올랐다. <겟 아웃>은 5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박스오피스 수입 2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어스>는 2,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작과 비슷한 2억 5,000만 달러를 거뒀다. 두 번의 성공에 고무된 유니버설 영화사는 그의 제작사 멍키포 프로덕션(Monkeypaw Production)과 향후 5년간 독점 계약을 맺어 그의 작품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했다. 이제 그가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과 감독을 겸한 세 번째 영화가 7월 22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영화 역시 전작처럼 제목(<Nope>)만으로는 어떤 성격의 영화인지 짐작할 수 없다.

영화 <Nope>(2022) 예고편

첫 번째 영화 <겟 아웃>이 신체 강탈(Body Snatch), 그 다음 영화 <어스>가 ‘도플갱어’(Doppelganger)을 소재로 뽑았다면, 필 감독이 다음 주제 역시 독창적이고 선명한 소재를 채택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것은 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면서 오랫동안 음모론의 대상이었던 ‘외계인’이다. 우리에게는 UFO(미확인 비행물체)라는 용어로 익히 알려진 현상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개한 포스터에는 UFO 현상을 상징하는 ‘렌즈 구름’을 내세워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했고, 최근에는 주연급 배우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포스터를 공개하여 하늘에 공포의 대상이 있음을 암시했다. 영화 제목도 사람들이 놀라운 현상을 바라보면서 부르짖는 감탄사 ‘Nope’(‘No’의 강조 어법)로 정했다.

영화 <Nope>의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

영화 <겟 아웃>의 주연으로 출연하여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던 다니엘 칼루야(Daniel Kaluuya)와 배우이자 가수로 바삐 활동 중인 키키 파머(Keke Palmer)가 일찌감치 캐스팅되었고, 뒤이어 영화 <미나리>(2021)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스티븐 연(Steven Yeun)도 합류했다. 스펙터클한 영상을 잡아내기 위해 크리스토퍼 놀란과 함께 작업했던 촬영감독 호이트 반 호이테마(Hoyte van Hoytema)를 끌어들였다. 이제 영화는 북미 시장에서 7월 22일 대대적인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8월 17일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Nope>의 메이킹 필름 영상

두 편의 전작에 이어 조던 필 감독의 세 번째 영화가 또 다시 창의력과 독창성을 발휘하여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나, 일각에선 예고편에 너무 많은 정보를 미리 보여주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친근하게 ‘조동필’ 감독으로 부르는 그의 새로운 작품에 대해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