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역대 최장 12분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뮤지컬 영화 <Elvis>가 개봉했다. 사후 45년이 지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는 이제까지 5억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여, 여전히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솔로 아티스트로 기네스북에 올라가 있다. 잘생긴 외모, 부드럽고 끼가 넘치는 가창력, 그리고 도발적인 무대 매너의 가수로 정상에 오른 그는, 30여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로 진화하여 20세기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그는 1950년대 중반 테네시 주의 멤피스에서 흑인의 전유물이었던 로큰롤을 섹시한 동작의 춤을 추며 흑인의 창법으로 노래를 불러 전세계 젊은 여성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른바 ‘로큰롤의 제왕’(King of Rock and Roll)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영화 <엘비스>(2022) 예고편

하지만 나이가 들어 30대에 접어들자 왕년의 열광적인 인기를 되찾을 수 없었고, 체중 조절에 애를 먹어 한때 150 Kg에 육박하기도 했다. 힘든 가수 생활보다는 영화 출연에 더욱 관심을 기울였고, 빠른 템포의 로큰롤에서 벗어나 영화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발라드에 집중하게 되었다. 건강은 갈수록 악화되어 멤피스의 그레이스랜드(Graceland) 자택 화장실에서 42세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그의 사망 원인에 대해 약물 남용 때문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최근에 들어와서 그가 변비 합병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했음이 밝혀졌다.

Tour of Graceland Mansion

그가 생을 마감한 그레이스랜드 저택은 그와 가족들이 사용하던 가구와 집기들을 고스란히 남겨놓은 채 그를 기억하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성지가 되었다. 그의 전성기에 남녀 놓은 대표 발라드 넷을 꼽아 보았다.

 

‘Love Me Tender’(1956)

영화 <Love Me Tender>에 출연하여 노래를 부르는 엘비스

엘비스의 영화 데뷔작 <Love Me Tender>(1956)의 테마송으로, 남북전쟁 당시에 군인들이 불러서 유행했던 ‘Aura Lee’(1861)를 개작한 곡이다. 그가 작사에도 부분적으로 참여하여 공동 작사가로 등록되어 있다. 싱글로 발매하기 한달 여 전 에드 설리번의 TV 쇼에 출연하여 이 노래를 부른 덕분에, 약 100만 장의 사전 음반 주문을 받을 정도로 인기였다. 영화의 원래 제목은 <The Reno Brothers>였으나, 노래가 먼저 인기를 얻자 20세기폭스사가 노래 제목을 따라 영화제목도 바꾸었다. 빌보드와 캐시박스에서 모두 차트 톱에 오른 그의 대표곡이다.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한 엘비스 프레슬리(1956년 11월)

 

‘Are You Lonesome To-Night’(1960)

엘비스가 군대에 있을 때 처음 만나 평생 그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이가 톰 파커(Tom Parker) 대령이고, 영화 <엘비스>에서 톰 행크스가 연기한 인물이다. 엘비스가 제대하기 한달 전 싱글로 발표된 곡으로, 톰 파커 대령의 아내가 자신의 최애곡으로 추천하였다. 이 곡은 1926년에 작곡되어 이미 많은 가수들이 불러 톱 20에 오른 바 있는데, 엘비스의 새 버전은 1960년 11월 톱에 랭크되어 6주동안 머물렀다. 영국 차트에서도 톱에 오른 바 있다.

 

‘It’s Now or Never’(1960)

엘비스가 제대한 직후인 1960년에 싱글 발매하여, 미국과 영국을 비롯, 많은 국가에서 차트 톱에 오른 발라드 대표곡이다. 약 2,500만 장을 판매하여, 그의 싱글 중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이 곡은 그가 독일에서 배치된 동안 토니 마틴의 ‘There’s No Tomorrow’을 듣고 그 원곡인 이태리 노래 ‘오 솔레 미오’(‘O Sole Mio)에 새로운 가사를 붙였다. 2005년 미니시리즈 <Elvis> 방영 당시, 영국에서 재발매되어 이 때 다시 싱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Can’t Help Falling in Love’(1961)

엘비스는 하와이를 좋아하여 세 편의 하와이 로케 영화를 찍었는데 그 중 첫 번째이자 대표적인 영화 <블루 하와이>(1961)와 동명의 앨범에 삽입된 곡으로, 빌보드 7주 연속 1위, 영국 차트에서도 1위에 오른 곡이다. 프랑스 작곡가 장 폴 마르티니가 1784년에 작곡한 가곡 ‘사랑의 기쁨’(Plaisir D’amour)에서 멜로디를 도입한 곡으로, 엘비스의 공연 마지막 곡으로 자주 채택되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