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침실에 들어선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침대 위에 자신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는 흠칫 놀라 죽어 있는 자신을 바라보더니, 부패와 변형이 시작된 주검에 입을 맞추고 그 옆에 나란히 누워 슬픈 감정을 드러낸다. 영화 <비디오드롬>(1983), <더 플라이>(1986), <이스턴 프라미스>(2007), 최근에는 <Crimes of the Future>(2022) 등의 영화로 바디 호러(Body Horror) 장르를 개척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David Cronenberg) 감독은 이제 80대의 나이로 접어든다. 그는 1분도 채 되지 않는 단편 <The Death of David Cronenberg>(2021)로 죽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연기와 연출로 드러냈다.

단편영화 <The Death of David Cronenberg>

그는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밝힌 바 있다. 크로넨버그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신에 대한 믿음을 만들어낸 것이라 했다. 자신의 영화들은 무신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우리 모두 궁극적으로 죽을 것이며 신이나 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단편은 죽음에 대한 실존적 생각을 담아 다소 무덤덤하게 자기의 주검을 바라보는 자신을 담았다. 크로넨버그는 2020년에 유명을 달리한 아내 데니스(Denise)가 바로 그 침대에서 죽었으며, 단편을 촬영할 때 마치 죽은 아내를 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사진작가와 영화 연출자로 활동 중인 그의 딸 케이틀린(Caitlin)은 아버지와 함께 연출한 이 단편을 NFT(대체 불가능 토큰)로 유통하기 위해 디지털 아트를 거래하는 슈퍼레어(Superrare) 플랫폼에 등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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