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Pinocchio)는 이태리 투스카니 출신의 아동작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의 소설 <피노키오의 모험>(The Adventures of Pinocchio, 1883)의 주인공인 나무인형의 이름이다. 이탈리아어로 소나무란 의미의 ‘피노’(Pino)와 눈이라는 의미의 ‘오키오’(Occhil)를 합성하였다. 원작에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벌을 받는 장면이 잠깐 등장하지만, 다른 작가들의 다양한 각색을 거치면서 그를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다. 소설이 출간된 지 30여 년 만에 이태리 무성영화 <Pinocchio>(1911)로 처음 영화로 등장한 이후, 수많은 소설, 영화, 연극의 주인공으로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디즈니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 소재로 채택되었다.

이탈리아 무성영화 <Pinocchio>(1911)

디즈니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 <피노키오>(1940)는 개봉 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으나, 종전 후 재개봉되어 1억 6천만 달러라는, 당시로선 경이로운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테마송 ‘When You Wish Upon a Star’는 오스카상을 바받아,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첫 오스카 수상작이 되었다. 디즈니는 이 영화를 실사판 영화로 다시 만들기로 했고, 올해 말에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오래 전부터 기획했던 피노키오 영화는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이 영화 역시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다. 두 편의 피노키오 영화가 공교롭게 대형 OTT 서비스 간 경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피노키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화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2015년 프로젝트 계획에 관한 첫 발표 이래 여러 차례 감독이 교체되는 난항을 겪은 뒤 2019년부터 로버트 저메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이 맡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백 투 더 퓨처> 3부작 (1885~1889), <포레스트 검프>(1994), <폴라 익스프레스>(2004), 최근에는 <마녀를 잡아라>(2020) 등 CG 영화에서 강점을 보인 흥행 감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극장 개봉 대신 올해 9월 8일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하기로 하였다. 톰 행크스가 ‘제페토’ 할아버지 역할을, CG 피노키오의 목소리 연기는 넷플릭스 드라마 <블라이 매너의 유령>(2020)에 출연했던 영국 아역배우 벤자민 에반 아인스워스(Benjamin Evan Ainsworth)가 맡았다. 올해 5월 31일 공개한 첫 티저 영상을 통해 실사 영상과 CG를 합성한 영화임을 짐작할 수 있다.

디즈니 영화 <Pinocchio>(2022) 예고편

 

넷플릭스의 <피노키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기획한 <피노키오>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방식의 영화다. 일러스트 작가 그리스 그림리(Gris Grimly)가 2002년에 출판한 <Pinocchio>의 디자인과 카를로 콜로디의 원작을 기반으로 어둡고 음울한 스타일로 제작하였다. 델 토로 감독은 당초 2008년에 이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약 3,500만 달러의 제작비에 투자하겠다는 영화사를 찾지 못해 프로젝트는 장시간 표류하였다.

그리스 그림리의 <Pinocchio> 커버(2002)

제작비를 낮추기 위해 2D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제작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으나, 델 토로 감독은 스톱모션 방식을 고수하였다. 마침내 2018년 넷플릭스가 투자에 나서면서 이 프로젝트는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완 맥그리거, 틸다 스윈튼, 데이비드 브래들리와 같은 명배우들이 목소리 배우로 캐스팅되었다. 2021년 말에 공개할 예정이었던 이 영화는 몇 차례 연기된 끝에 2022년 12월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첫 애니메이션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2022)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