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에는 세 쌍의 틴에이지 커플이 등장한다. 영국의 11학년으로 나이는 15세 정도라 할 수 있는데 성적 지향이 모두 제 각각이다. 게이 커플, 레즈비언 커플 그리고 다른 커플에는 트랜스젠더가 있다. 인종도 다양하여 머리와 피부색이 전부 다르다. 그렇지만 인종이나 젠더에 관련한 주제를 무겁게 다루지 않고, 가볍고 명랑한 학교 생활 위주로 틴에이지 성장 스토리를 다룬 드라마다. 영국에서 제작된 12부작 <하트스토퍼>(Heartstopper)가 올해 4월 넷플릭스에 올라온 후 LGBT 커뮤니티를 앞세워 로튼토마토 100%를 기록하는 등 극찬을 받고 있다. 앨리스 오세만(Alice Oseman)의 동명의 인기 웹툰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여, 앞으로 롱런할 기세를 보이는 이 드라마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보았다.

 

앨리스 오세만의 웹툰 원작

동명의 웹툰 시리즈 연재는 2017년 ‘Volume 1’을 시작으로, 2023년 2월 ‘Volume 5’ 출판을 앞두고 있다. 청소년 소설가 앨리스 오세만(Alice Oseman)은 단순하고 여백이 많은 그림체와 짧고 명료한 대화체로 웹툰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으며, 이 작품으로 양질의 청소년 문학에 수여하는 잉키 어워즈(Inky Awards)에서 수상했다. 커밍아웃한 지 얼마 안 된 소심남 게이 ‘찰리’와 그를 만나면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인하는 럭비 선수 ‘닉’을 중심으로, 10대 친구들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를 가벼운 터치로 다루었다. 극중 심쿵하는 장면에는 만화 같은 애니메이션 효과들을 드라마에도 적용하여 재미를 더했다.

드라마 <Heartstopper>(2022) 예고편

 

공모를 통과한 청소년 배우들

이 드라마의 틴에이지 배우들은 모두 공모 방식을 통해 선발되었다. ‘닉’ 역의 킷 코너(Kit Connor)는 2004년생으로 영화 <Get Santa>(2014)와 <Rocket Man>(2019)에 출연한 적 있는 아역 배우이며, ‘찰리’ 역의 조 로크(Joe Locke)는 2003년생으로 이 작품이 자신의 첫 출연작이다. ‘엘르’ 역의 야스맨 피니(Yasmin Finney)는 틱톡에 올린 영상으로 유명해진 실제 트랜스젠더다. 아시안계 ‘타오’ 역의 윌리엄 가오(William Gao)는 인스타 팔로워 100만의 인기 모델이다. 이들 모두 2021년 초 공모 방식으로 캐스팅되었는데, 1만여 명이 지원하여 열띤 경쟁을 통과한 재원들이다. 영화 <더 페이버릿>(2018)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은 명배우 올리비아 콜맨이 ‘닉’의 엄마로 특별 출연하였다.

<하트스토퍼> 주연 킷 코너와 조 로크의 런던 투어하기

 

성적 지향에 관한 접근법

럭비 스타플레이어 ‘닉’은 새로 짝이 된 ‘찰리’을 좋아하게 되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결국 자신이 양성애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여, 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커밍아웃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게 되는데, 엄마의 반응이 놀랍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해줘서 정말 고맙다.”라면서 “혹시나 엄마 때문에 말 꺼내기 어려웠다면 미안해.”라며 아들을 안아준다. 드라마에서 캐릭터들은 자신의 성장 과정 중 여러 고민을 하고 이를 헤쳐 나가며, 작가는 우정과 성적 지향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그 해법을 제시한다. 그런 점에서 남녀 고등학생의 로맨스를 다룬 기존 틴에이지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드라마라 할 수 있다.

<하트스토퍼> OST 중 밴드 ‘처치스’(Chvrches)의 ‘Clearest 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