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4일은 한때 할리우드의 섹시 아이콘으로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배우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가 사망한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할리우드의 자택에서 36세의 이른 나이에 다량의 진정제를 투약한 채 발견된 그의 죽음에 대해, 의도치 않은 사고사인지, 아니면 자살 또는 타살인지, 수많은 음모설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에 제작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마릴린 먼로 미스터리: 비공개 테이프>(2022)는 기존에 나왔던 음모설을 되풀이하며 결론을 내지 않은 채 마무리하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어린 시절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할리우드 스타로 발돋움하였고, 불행한 결혼과 이혼을 되풀이하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 마릴린 먼로의 세가지 키워드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장 유명한 지하철 환풍구 장면

마릴린 먼로는 30여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는데, 그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장면이 영화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 1955)의 지하철 환풍구 장면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유부남(톰 이웰)과 함께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지하철 환풍구 위에서 하얀색 치마가 펄럭이자 황급히 두 손으로 이를 내리는 장면이다. 당시 그가 입었던 홀터넥 드레스는 최근 경매에서 영화의상 중 역대 최고가인 560만 달러(약 66억 원)에 낙찰되었고, 당시 촬영했던 원본은 사라졌다가 62년이 지나서야 한 사진작가의 유품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장면을 촬영할 당시 인근에서 기다리던 남편 존 디마지오(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격분하여 후일 이혼에 이르게 되는 불화의 원인이 되었다.

영화 <7년 만의 외출>의 지하철 환풍구 장면

 

데드 블론드의 대표 아이콘

할리우드에는 금발의 미인 배우들이 화려한 생을 계속하지 못하고 예상치 않은 죽음을 맞는다는 오랜 징크스가 있다. 24세의 나이에 할리우드 산에 설치된 대형 간판 ‘H’자 위에서 투신한 배우 페그 엔트위슬(Peg Entwistle)을 시작으로, 29세의 나이에 의문의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셀마 토드(Thelma Todd), 그리고 26세의 나이에 진 할로(Jean Harlow)가 신부전증으로 생을 마감하였고, 마릴린 먼로가 약물과용으로 36세에 사망하여 징크스의 대표 사례로 부상했다. 그는 어린 시절 위탁 가정을 전전하던 불우한 가정 환경에다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가정사, 그리고 유명 정치인과의 스캔들과 이에 따른 음모설에 연루되며 세간의 관심이 증폭되었다. ‘데드 블론드’(Dead Blonde)는 할리우드의 인기 밈으로 자주 차용되었고, 맥주 상품의 브랜드나 밴드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The Tragic Real-Life Story of Marilyn Monroe>

 

케네디 형제와의 스캔들

에드워드 케네디, 마릴린 먼로, 존 F. 케네디가 함께 나온 유일한 사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he Mystery of Marilyn Monroe: The Unheard Tapes>(2022)의 후반부는 존 F. 케네디와 에드워드 케네디 형제와의 스캔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마릴린 먼로의 사망 당일 에드워드 케네디가 그의 자택으로 찾아와 두 사람이 심하게 다투었으며, 그가 이를 호소하기 위해 백악관으로 전화했다는 측근의 증언을 다시 내세우고 있다. 케네디 형제가 마릴린 먼로의 사망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살해를 지시하거나 방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가 죽은 날 스캔들 관련 증거를 모두 없애 버렸다는 심증을 제시하였다. 이 다큐멘터리 내용의 근거가 된 작가 앤소니 서머스(Anthony Summers)의 <Goddess, the Secret Lives of Marilyn Monroe>(1985)에서 이미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증거가 될 수 있는 사진이나 편지가 모두 사라졌고, 유일하게 파티에서 세 사람이 함께 찍힌 한 장의 사진이 지금까지 남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The Mystery of Marilyn Monroe: The Unheard Tapes>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