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짙어진 밤. 나는 문득 이 밤을 사랑하네.” – ‘누군가의 마음이 되면’ 중에서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반대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이리저리 작은 스마트폰 화면 속을 부유하다가 잠시 걸음과 생각을, 손가락을 멈추게 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저 기계 너머로 들리는 노래일 뿐인데, 곁에서 혹은 같은 공간에서 나를 위로하는 것만 같은 목소리다. 음이 하나하나 굴러가다 보면 어느새 노래가 끝나고, 멈춰 있는 것만 같던 시간 역시 다시 흐른다. 예빛의 노래를 듣는 순간이다.

 

예빛의 목소리

이름은 ‘예빛’. 본명의 한자 뜻 ‘예술’과 ‘빛’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이름을 검색해 그가 가장 처음 발표한 곡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고등학교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발표했다는 노래를 찾을 수 있다. 작사와 작곡, 보컬까지 두루 예빛의 손길을 거친 곡이다. 이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수상하고, 세상에 나와 커버곡과 자작곡을 두루 올린 개인 채널을 통해 일약 인기 유튜버로 떠오르는 등 그는 이름처럼 정말 반짝이는 중이다.

예빛은 고등학생 시절, 자신의 성대가 약하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았다고 한다. 당시 성대결절을 앓았던 탓이다. 이후 1년 넘게 기타 연주에만 집중하고, 노래를 편히 부를 수 있는 장르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 몸에 맞는 옷을 찾아 신중하게 돌아오는 과정을 겪었기 때문일까? 자기 몸과 마음을 절대 학대하지 않으면서도, 사려 깊게 다듬어진 그의 목소리는 듣는 이에게도 더욱더 친절하게 와닿는다.

 

예빛의 노래

“누군가의 마음이 되면, 바라고 바라던 말 기어코 말하고 말 테지.” – ‘누군가의 마음이 되면’ 중에서

유튜브에서 활동하기 전,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자작곡을 조금씩 공개하던 예빛은 한 사람으로부터 뜻밖의 격려를 듣는다. “예빛님의 목소리는 문득 이 밤을 사랑하게 되어요.” 무척 아름답다고 느낀 이 말을 가슴에 품은 그는 ‘나도 저 분처럼 누군가의 마음이 되어 사랑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이 노래 ‘누군가의 마음이 되면’(2020)을 썼다고 한다. 다른 누군가의 마음이 된다는 건 나를 내려놓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을 한다는 건 동시에 나를 내어던지는 일이다. 귀를 사로잡는 목소리로 가까이 다가서서 자신을 던지는 그의 노래에 훌쩍 내 마음도 내어주게 된다.

이 노래에는 “까만 밤이 싫어” 하얀 밤을 상상하는 ‘나’와 “하얀 밤이 싫어” 밤이 되면 눈을 맞추고 내게 다가오는 ‘너’가 등장한다. 깊어만 가는 밤, 꼬리를 무는 생각 속에 마음은 점점 더 투명하게 솔직해지고 기어코 누군가의 마음이 되어 고백하는 상상을 한다. “너와 문득 닮아가고 있다고.” “너를 문득 사랑하게 됐다고.”.

한강 노들섬

예빛의 이번 배민라이브 영상은 한강 노들섬에서 촬영되었다. 너른 잔디밭 뒤로 보이는 한강과 다리, 서울의 도시 풍경이 봄의 햇살 앞에서 유난히 따스한 빛깔로 물든다. 세션에는 기존 밴드 사운드 외에 음원 버전의 스트링 대신 클라리넷이 쓰이며 색다른 감상을 자아내고, 곡의 후반부 편곡 역시 라이브 무대에서 이따금 선보였던 대로 기존의 1분 가까이 이어지던 후주 대신 텅 빈 배경 위 예빛의 목소리만 얹는 방식으로 바꾸어 가사와 노들섬 풍경에 어우러지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누군가의 마음이 되면’ 배민라이브

 

목소리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데뷔 초, 팬들과 함께한 한 문답(2020)에서 예빛은 말한 바 있다. 자신에게 ‘음악’이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물론 음악이 탄생하는 과정이라면, 많은 생각과 고민을 동반하지 않는 사람이나 순간이 어디 있을까 싶으면서도, 끊임없이 그것을 생각하는 건 분명 다른 이야기다. 바꿔 얘기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분명한 사랑의 증거가 또 있을까?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아름다워진다는 말은 비단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 지도 모름을, 그의 목소리와 노래를 통해 깨닫는다.

앞서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 ‘누군가의 마음이 되면’을 통해 조심스러운 고백을 전했던 예빛은 지난 4월 17일 막 발매한 신곡 ‘사랑할거야’에서 더욱더 적극적인 사랑을 다짐한다. “하염없이 날 불러주던” “소리 없는 그 마음들을” “먼지만 쌓은 그 모든 날을” 사랑한다고. 사랑할 거라고.

‘사랑할거야’ 배민라이브

 

Q1. 배민라이브 촬영하게 된 소감은요?

좋은 날씨, 좋은 곳에서 촬영하게 되어서 촬영하는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고, 처음으로 야외에서 촬영하는 라이브 클립이라 색다르고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Q2. 작업 /음악 준비하시면서 자주 시켜드시는 가게/메뉴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음악 작업하면서나 평소에 샐러드나 샌드위치, 포케 종류를 많이 시켜 먹는 편이에요!

‘써브웨이’나 ‘슬로우캘리’, ‘샐러디’ 이 세 곳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ㅎㅎ

 

Q3. 배민라이브 구독자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배민라이브가 제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활동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여러분들께도 오래도록 기억될 영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배민라이브 많이 봐주시고, 얼마 전 저는 새로운 싱글 ‘사랑할거야’를 발매했어요. 앞으로의 활동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배민라이브는 숨은 음악 맛집을 찾아 배달하는 배달의민족의 음악 콘텐츠입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매달 새로운 아티스트의 라이브 영상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