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1961) ‘Moon River’

할리우드를 대표하던 작곡가 헨리 맨시니와 그의 동료 작사가 자니 머서 콤비가 만든 이 곡은 그 해 영화 <A Breakfast at Tiffany’s>에서 오드리 헵번이 창문에 걸터앉아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장면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이 곡은 아카데미에서 영화음악상을 받았고, 이듬해 그래미에서는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를 모두 석권하였다. 그 후에도 수많은 가수들이 이 곡을 리바이벌하였는데 제일 먼저 1961년 말 제리 버틀러(Jerry Butler)의 싱글이 빌보드 11위에 올랐고, 앤디 윌리엄스의 앨범 <Moon River and Other Great Movie Themes>(1962)이 200만 장 이상 판매되어 그의 시그니처 송이 되었다.

 

<내일을 향해 쏴라>(1969)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1890년대에 실존했던 두 사람의 은행강도를 모티브로 한 영화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내일을 향해 쏴라, 1969)의 ‘조지 로이 힐’감독은 영화음악을 맡은 작곡가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에게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떠올리는 정겨운 음악 한 곡을 주문했다. 처음에 제안했던 밥 딜런 대신 B. J. 토마스가 노래한 이 곡은, 아카데미, 영국 아카데미, 골든글러브 등 많은 시상식에서 영화음악상을 안았고, 1970년 첫 주에 빌보드 1위에 올라 4주 연속 톱에 머물렀다. 우쿨렐레의 친근한 반주로 시작하는 이 곡은, 부치 캐시디 역의 폴 뉴먼과 연인 역의 캐더린 로스가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한가하고 나른한 오후를 보내는 명장면을 배경음악으로 영원히 기억되었다.

 

<사랑과 영혼>(1990) ‘Unchained Melody’

원래는 감옥 영화였던 <Unchained>(1955)을 위해 영화음악 작곡가 알렉스 노스(Alex North)가 만든 곡으로, 영화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후 전 세계 670여 명의 가수들이 15,00여 회나 녹음하여 차트를 누빈 20세기 최고 명곡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라이처스 브라더스(Righteous Brothers)의 바비 햇필드(Bobby Hatfield)가 솔로로 부른 1965년 버전이 가장 유명했고, 그로부터 25년이 지나 5억 달러를 돌파한 흥행 영화 <Ghost>(사랑과 영혼, 1990)에 수록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영화에서 연인인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즈가 함께 도자기를 굽는 명장면에 수록되어 수많은 패러디에서 함께 들을 수 있다.

 

<필라델피아>(1993) ‘Streets of Philadelphia’

에이즈의 심각성을 알린 영화 <필라델피아>의 조나단 드미(Jonathan Demme) 감독이 싱어송라이터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에게 의뢰하여 만든 곡으로, 처음 데모곡을 듣고 드미 감독의 가족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영화음악상과 함께 그래미 4관왕을 안았고,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인기를 끌며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 10여 개국에서 차트 수위에 올랐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필라델피아 시가지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조나단 드미 감독과 그의 아들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MTV상을 받았다.

 

<토이 스토리>(1995) ‘You’ve Got a Friend in Me’

1970년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던 랜디 뉴먼(Randy Newman)은 1980년대 들어서 디즈니-픽사 영화의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카> 등의 음악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그의 시그니처 송이 된 유명한 곡은 <토이 스토리>의 테마 송으로 널리 알려진 ‘You’ve Got a Friend in Me’다. 비록 아쉽게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러브 상을 놓치긴 했지만, 영화 캐릭터인 ‘우디’와 ‘앤디’ 간의 우정을 상징하며 역대 30억 달러를 돌파한 ‘토이 스토리’ 영화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곡이 되었다.

 

<타이타닉>(1997) ‘My Heart Will Go On’

박스오피스 22억 달러를 벌어들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흥행작 <타이타닉>의 음악을 맡은 제임스 호너(James Horner)가 만든 발라드 곡이다. 처음에는 연주곡으로 쓰기 위해 만들었다가 엔딩 크레딧에 넣기 위해 캐나다 가수 셀린 디온(Celine Dion)의 노래를 담았다. 하지만 카메론 감독은 노래 곡을 넣게 상업적으로 보일까 봐 마지막까지 고심했다고 한다. 이 곡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하여 20여 개국에서 차트 수위에 올라 1,800만 장이 팔린 역대 급의 히트곡이 되었다.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수상은 물론 그래미 4관왕을 안으며 모든 영화 주제곡을 대표하는 곡이 되었다.

 

<8마일>(2002) ‘Lose Yourself’

래퍼 에미넴(Eminem)이 자전적 영화 <8마일>을 촬영하면서 틈틈이 만들어 영화에 수록한 힙합 송으로, 빌보드 차트에서 12주 연속 수위에 오른 곡이다. 가사의 내용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다른 래퍼들과 경쟁하며 역경을 이겨내 리스펙트를 받는 과정을 그렸다. 아카데미에서 사상 최초로 영화음악상을 받은 힙합 음악이 되었고, 그래미 랩 부문 2관왕과 함께 2018년까지 다운로드 1천만을 돌파한 히트곡이 되었다. 2020년의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에미넴이 이 노래를 열창하여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를 받은 장면은 길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