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드라마 <Euphoria>(2019~2022), 메디컬 드라마 <House>의 시즌 7(2010) 에피소드 16, 판타지 드라마 <Lucifer>의 엔딩 신, 그리고 캐나다 틴 드라마 <데그라시>(Degrassi)의 극적인 장면에서 음울한 분위기의 배경 음악으로 등장한 곡이 바로 ‘My Body Is a Cage’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인디밴드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의 두 번째 앨범 <Neon Bible>(2007)에 수록된 후, 피터 가브리엘 등 많은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한 곡이다. 이 앨범에서 싱글로 출반된 ‘Black Mirror’는 영국의 디스토피아 SF 드라마에 영감을 제공하여 드라마 제목으로 인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드라마 프로듀서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캐나다 인디밴드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에 대해 알아보았다.

글래스톤베리 2007에서 ‘My Body Is a Cage’를 부르는 아케이드 파이어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는 2001년 퀘벡 몬트리올에서 결성된 후 빌보드 차트 톱에 오르기도 하고 그래미 상을 수상하면서도 여전히 ‘인디’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6인조 밴드다. 밴드의 중추는 부부 사이인 윈 버틀러(Win Butler)와 레진 샤사너(Regine Chassagne). 윈 버틀러는 어둡고 음울한 목소리의 주인공이고, 레진 샤사너는 수십 가지의 악기를 다루는 재간둥이다. 학생 밴드로 시작한 아케이드 파이어는 첫 앨범 <Funeral>(2004)부터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롤링스톤”지의 역대 앨범 순위 15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영화나 드라마, 또는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밴드의 인기는 더욱 올라갔고, 그 해 주노상 송라이터 부문에서 수상했다.

앨범 <Neon Bible>(2007)에 수록한 ‘Black Mirror’

두 번째 앨범 <Neon Bible>(2007)를 출반하면서 밴드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앨범의 첫 싱글 ‘Black Mirror’는 영국에서 5주 연속 1위에 오르며 SF 드라마 제목으로 인용되었고, 캐나다와 아일랜드 앨범 차트에서 1위, 미국과 영국에서는 2위에 올랐다. 세 번째 앨범 <The Suburbs>(2010)은 그래미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올해의 앨범상을 받기도 했다. 2012년에는 영화 <헝거 게임스>의 엔딩 타이틀곡 ‘Abraham’s Daughter’을 부르기도 했다. 네 번째 앨범 <Reflektor>로 다시 주노상 2관왕을 안았고, 모국 캐나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에서도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음악적인 방향을 수정한 다섯 번째 앨범 <Everything Now>(2017)는 호불호가 나뉘면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세 번째 앨범 <The Suburbs>에 수록한 타이틀곡

‘아케이드 파이어’는 2000년대 들어와 가장 주목받는 인디밴드로 자리를 잡았고, 라디오헤드(Radiohead)와 비교되는 최고의 얼터너티브 밴드로 성장했다. 이 모든 성과가 메이저 음반사의 마케팅 캠페인 없이 이뤄낸 것이었고, 그들의 잠재력을 미리 알아본 머지 레코드(Merge Records)와 음악 비평잡지 피치포크(Pitchfork)도 함께 명성을 얻었다. 현재 COVID-19 팬데믹 속에 여섯 번째 앨범을 준비 중인 그들은 레진 샤사너의 모국 하이티(Haiti)를 돕기 위한 자선 사업에도 활발하다. “오락실에 난 불”이라는 의미의 인디밴드 ‘아케이드 파이어’, 올해는 어떤 불을 낼지 기대해본다.

앨범 출반 과정을 기록한 영상 <The Reflektor Tapes>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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